[장편괴담] 크메르 저주 2
번역: NENA(네나)
절을 뒤로하고 모두에게 점심 겸,
스님이 말한 내용을 알려달라고 했다.
내용은 이랬다.
A씨는 현재 저주받은 상태다.
절에서는 제령할 수 없는 것이다.
스님이 소개해준 곳에서밖에 제령하지 못한다.
저주는 '크메르의 저주' 라고 하는 것.
애초에 크메르라는 건 캄보디아에 있는 민족을 뜻하는데,
태국과 캄보디아, 미얀마에서는 이 크메르인이 만든 주술(呪術)이
매우 대중적이고 또한 강력하다고 한다.
솔직히,
하? 뭔데 그거?
같은 느낌이었지만,
태국인 스태프들이 진지한 시선으로 소개받은 곳으로 가자며
끈덕지게 아웅다웅 했기에 결국 일정까지 따로 잡게 되었다.
이럴 때의 태국인은 굉장히 참견하는 걸 좋아하는지
아니면 반 구경거리로 삼는 건지 상당히 적극적이다.
그러는 A씨 본인은 전혀 저주받을만한 일을 짐작조차 하지 못했고
거의 타인 일을 보듯 나와 비슷한 상태로, 전혀 그것을 믿지 않았지만
크메르의 주술이라는 말에 흥미가 생겼는지
「다들! 나 여행 겸 다 같이 가보자고.」
하면서 왜인지 쓸데없이 더 불타올라보였지만
나는 별로 내키지 않았다.
그 소개받은 장소는 수린주라고 하는,
주 안쪽의 캄보디아와의 국경 근처에 있는 마을이라는데
여튼 비행기로 1시간, 그리고 차로 갈아타서 2~3시간 정도 걸린다고 한다.
뭐, A씨를 혼자 막 보낼 순 없었으니 안 갈 수도 없고...
결국 함께 가는 것에 동의하게 됐다.
좋은 일은 서두르라는 말이 태국에도 있는지 어떤지는 모르지만
다음 주말에 바로 가기로 결정.
당일에 나와 A씨와 다른 3명의 태국인 스태프가 함께 하기로 했다.
비행기 값과 호텔비는 선배가 전적으로 부담하기로 했고,
나는 어차피 이 사람들도 다 여행 기분이겠거니 하면서 가볍게 생각했다.
태세전환이 빠른 태국인답게
가는 길 중간에는 다 같이 술을 마시거나 게임을 했고,
나도 분위기를 따라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약속은 내일이었기에 그날은 수린의 시내 호텔에서 묵으며
늦게까지 모두와 함께 놀았다.
다음날 이른 아침, 우리는 택시하나를 통째로 빌려서 그 마을로 향했다.
주술로 꽤나 유명한 마을인지 차내에서도 스태프와 드라이버가
주술과 관련된 이야기로 추정되는 걸 주고받던 게 생각난다.
아슬아슬 간신히 포장됐구나 할 만큼
주변이 나무로 가득한 길을 나아가기를 2시간.
갑자기 시야가 확 트였다.
벽돌로 지어진 허름한 집이 밀집된 장소가 나왔다.
아무래도 이곳이 예의 그 마을인 것 같다.
우리가 차에서 내리자 아이 몇몇이 재빠르게 주변으로 달려와서
어디로 가? 어디로 가? 하며 물었다.
태국 스태프가 스님에게 받은 종이를 보여주자
아이들 몇 명이 손을 잡아당기며 그 집까지 안내해 줬다.
엄청 친절한 아이들이구나 하며 감동했고,
5분 정도 후 어느 벽돌집 앞에 도달했다.
아이들에게 고맙다고 인사하려고 하자
아이들이 우리에게 손을 내밀며 팁! 팁! 이라고 말했다.
아~~ 이거 완전 관광객을 잘 아는 애들이로구나~~!
처음부터 딱히 믿지 않긴 했지만...
결국엔 진짜로 단순한 관광이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스치는 순간이었다.
뭐 얼마 되지도 않았기에 아이들에게 몇 백 엔 정도 팁을 쥐어주고
현관을 노크하자,
「기다렸다네.」
상반 나신의 할아버지가 담배를 물고 나왔다.
방으로 들어가자 숨이 턱 막힐 만큼 단내 같은 강렬한 냄새가 나서,
마리화나인지 뭔지 한 거 아냐, 괜찮은 거냐고 여기..
하며 내심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부하는 부하라도 여기서 우리는 외국인.
A씨와 둘이 점점 작아지면서 방 안쪽으로 들어가는 태국인 스태프를 따라갔다.
안쪽에는 모포를 텐트처럼 두른 장소가 있었는데
동물의 뼈나 뭔가를 태우고 남은 찌꺼기,
대량의 식물과 페트병이 놓여 있어서 그런지 분위기만큼은 상당했다.
곧이어 할아버지가 A씨를 부르며 자기 앞에 앉으라고 재촉했다.
아무래도, 의식이 시작되려는 것 같다.
── 다음편으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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