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괴담] 크메르 저주 1
번역: NENA(네나)
クメールの呪い
이것은 내가 태국에서 주재원으로 있을 적 이야기다.
지금으로부터 10년 이상 이전,
나는 태국 방콕으로 주재원으로서 일본에서 파견됐다.
우리 회사에서는 아시아 지점장을 거쳐
본사 근무를 맡게 되는 것이 왕도 엘리트코스였다.
태국이라는 나라는 그야말로 욕망의 나라다.
특히 여성관계, 풍속산업이 발달해서
일본인을 타깃으로 한 가게도 많고 가격도 싸기 때문에
접대로도 사적으로도 빈번하게 이용하는 일이 많았다.
내 주변 독신조와 단신부임조는 거의 다들 현지에 애인이 있는 사정이라,
나 역시도 뻔질나게 현지에서 애인을 만들곤 했다.
태국 애들은 뭐든 끝을 보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 많은데
일본인하고도 잘 맞는 성격이라
지금까지 동거 같은 걸 해본 적 없는 나도 스무스하게 현지 아이와
반 동거 생활을 보내고는 했다.
그렇게 일도 사적으로도 충실한 나날을 보내던 주재 4년 차 무렵.
당시의 내 선배가 되는 A씨가 교통사고를 당했다.
태국에는 바이크 택시라는 게 있는데, 말하자면 택시의 바이크판이랄까.
거기에 타고 있을 때 사고에 휘말려 왼쪽 발목이 골절됐다는 것이다.
바이크 택시 사고는 뭐 자주 있는 일이긴 했지만
A씨는 굉장히 용모가 좋았던지라 현지 사원들에게도 인기가 많았기에
사내에서 상당히 화제가 됐다.
며칠 후, A씨가 목발을 짚고 출근했지만 생각 외로 건강해 보여서
나도 안심한 기억이 있는데......
.......그랬는데, 그다음 주. 또다시 사고가 일어났다.
A씨가 귀택 도중 발을 잘못디뎌 굴렀는데
그 앞에 있던 건축자재 중 철근이 넓적다리에 박히고 만 것이다.
다행히 그렇게 깊게까지 박힌 건 아니었기에 큰일을 치르진 않았지만,
양다리를 다쳤기 때문에 당분간 휠체어 생활을 하게 된 A씨.
주변 태국인들은 지속적으로 절에 갈 것을 권유했다.
이건 태국에서는 흔한 일로
불운이 계속되거나 일이나 연애가 잘 되지 않을 때,
혹은 곤란하거나 결의를 했을 때 등 일단 절에 가보는 문화였다.
일본에서 제령하러 가는 그런 느낌이 아닌
훨씬 러프하게 아무 데나 편히 절에 들르는 것이다.
이렇게 말하는 나도 애인을 따라 최저 월 1회 이상은 절에 다니고 있다.
우리 주재원들은 기본적으로 태국인이 절을 권유하면
대부분 그들의 의사를 받아들이고 있다.
그들은 절을 굉장히 소중히 하고 있기도 하고
상대의 문화를 받아들임으로써 보다 원활한 관계를 맺는 것이 순조롭기 때문이다.
그러한 이유로 다음 주, 나와 A씨와
태국인 스태프 몇 명이 모여 함께 절에 가게 됐다.
A씨는 휠체어 생활 중이었기에 내가 아침에 차로 데리고 가기로 했다.
인터폰을 누르자 A씨가 나왔는데,
이번에는 왼손에 붕대가 감겨 있었다.
얘기를 들어보니 어제 요리를 하다가 싹둑해버렸다나.
응급실에서 꿰맸다고 한다.
「A씨 진짜 저주라도 받은 거 아니에요~?」
나는 가볍게 받아쳤고
A씨도
「시끄러~ㅋ」
하며 거의 신경 쓰는 모습은 없었다.
그러나.
절에서 태국인과 합류했을 때 선배의 어제 일을 얘기하자,
태국인 전원의 얼굴이 파랗게 질려버린 것이다.
평소엔 거의 불상 같은 것에 기도를 하거나
선향 같은 걸 받고 끝났는데,
그날은 태국인들이 스님에게 A씨를 봐달라는 예약까지 해줘서
경을 낭독한 다음 따로 스님을 만났다.
부끄러운 얘기지만 나도 선배도 간단한 태국어밖에 몰라서
거의 횡설수설했기 때문에,
스태프가 통역해 주기 전까지는 멍하니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그때의 스태프들이
유독 심각하고 진지한 표정을 하고 있던 것이 기억에 남아 있다.
스님은 얘기가 끝나자 스태프에게
뭔가를 줄줄이 종이에 적어서 건네고 있었다.
─ 다음편으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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