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괴담] 저주받은 곳 1
번역: NENA(네나)
【洒落怖】祟り場
808 :本当にあった怖い名無し:2011/07/13(水) 18:53:02.72 ID:S1kRq45M0
무서운지 아닌진 모르겠지만,
어제 오랜만에 친구랑 술 마시면서 생각난 얘기 중 하나.
작은 사건이었지만 전국지에도 실렸고 뉴스에도 나왔을지도.
등장인물은
A=리더격
B=A의 소꿉친구
C=어른스럽고 머리가 좋다
D=나
우리 지역은 근래 도시의 베드타운으로 개발되기 전까진
꽤나 쇠퇴한 한촌이었다.
편의점이 있긴 해도 자동판매기조차
자전거로 20분쯤 달려야만 하는 깡촌, 이라고 하면 좀 알기 쉬우려나.
여튼 당연스럽게 그런 깡촌에 오락시설 따위가 있을 리 없었고,
당시 초등학생이었던 우리는 집안끼리 가깝기도 했기에
작은 산(표고100m정도)과 그 기슭에 있는 공원에서 노는 것이 일과가 되어 있었다.
숨바꼭질이나 술래잡기는 물론, 공원 근처에 있는 연못에서는
잉어나 붕어, 블루길, 블랙배스 등 여러 가지 물고기를 낚을 수 있었고,
산으로 들어가면 사슴벌레나 장수풍뎅이가 웃길 정도로 잡혔다.
우리 말고도 작은 아이를 데리고 온 엄마들이
자주 놀러 오던 것도 기억이 난다.
810 :本当にあった怖い名無し:2011/07/13(水) 18:59:04.80 ID:S1kRq45M0
그러던 중 B가 재밌는 얘기가 있다고 히죽대면서 우리를 모았던 건
마침 딱 요즘 같은, 장마가 끝나고 푹푹 찌기 시작한 더운 날의 일이었다.
초등학교의 그룹워크로 지역 역사에 대해 조사하고 있던 B가
지역사 중에서 재밌는 기록을 발견한 것이다.
B가 말하길, 우리가 놀이터로 삼고 있는 산에는
고분이 몇 개 남아 있는데, 전시(戦時)중에 그 고분을 이용한
육군의 연습장 및 무기와 탄약 창고, 방공호가 존재하고 있다나.
육군, 방공호를 듣고 질겁한 나와 C.
A는 흥미가 끌린 듯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
B 「봐~ 재밌을거같지!! 그래서 말인데, 내일 이 방공호에 가보지 않을래??」
두려움이란 단어가 없는 B는 희색만면(喜色満面).
무서움을 많이 타는 나와 C는 단호히 거부했지만,
하필이면 리더격인 A가 찬성해 버렸기 때문에
부득이 우리는 산속에 있다는 그 방공호에 가는 것으로 정해지고 말았다.
812 :本当にあった怖い名無し:2011/07/13(水) 19:02:14.31 ID:S1kRq45M0
당일은 늘어질 만큼 찌는 듯한 더위였다.
방공호에 가는 게 진심으로 싫었지만
모두를 기다리게 만드는 것도 나쁘다는 생각에
학교에서 돌아오자마자 곧바로 준비해서 산기슭에 있는 공원으로 향했다.
그런데 공원으로 가던 도중에 자전거 체인이 빠져버리는 바람에,
결국 내가 공원에 이르렀을 땐 A, B, C 전원이
조금 짜증 난 얼굴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A 「뭐야, D. 쫄아서 안 오는 줄 알았잖아.」
B 「늦잖아, 뭘 한 거야!」
C 「......집에 가고 싶다.」
나 「아, 미안. 자전거 체인이 빠져서.」
내가 그렇게 말하자 A가 조금 괴이한 얼굴을 하더니,
내 자전거 쪽으로 웅크리고 앉아서
순식간에 체인을 끼워 넣어줬다.
나 「우와, 대단하다! 고마워!!」
A 「응. 그것보다도 얼른 가자. 여기 너무 더워.」
A의 말에 우리는 항상 쓰던 작은 짐승길을 따라 산으로 들어갔다.
B가 말하길, 목적지인 방공호는 산 중턱쯤에 있다는 듯.
항상 온 산을 뛰어다니며 놀았던 우리가 발견하지 못했을 정도니까
아마도 상당히 깊은 곳에 있을 거라는 것이 B의 견해였다.
813 :本当にあった怖い名無し:2011/07/13(水) 19:05:06.41 ID:S1kRq45M0
나 「덥다.」
B 「뭐 그렇지. 그래도 산속은 밖에 비해 시원할 거야.」
C 「햇빛 때문에.」
A 「뜨거~」
산에 들어온 지 대충 30분.
학교에서 있었던 일이라던가 만화 얘기를 하던 중에
갑자기 B가 큰 목소리로 외쳤다.
B 「앗, 아마 저쪽일 거야!」
우리랑 비슷한 키쯤 되는 수풀을 헤치며
어디서 주운 나뭇가지로 길을 만들며 나가는 B.
나는 가장 맨 뒤에서 모두의 뒤를 따랐다.
그리고 얼마간 걷자, B가 또다시 흥분한 듯 목소리를 높였다.
B 「있다─────!!」
A 「오오, 진짜 있잖아!」
C 「........우와─」
나무뿌리 근처에서,
그 방공호는 가만히 존재하고 있었다.
815 :本当にあった怖い名無し:2011/07/13(水) 19:09:51.52 ID:S1kRq45M0
여름이었는데도 왜인지 그 근처는 썰렁한 공기가 감돌았고,
나는 더위와는 또 다른 좋지 않은 느낌의 땀 한 줄기가
이마에서 주르륵 흘러내렸다.
솔직히 나한테 영감 같은 건 없다. 그런데도 어쩐지 안 좋은 느낌을 받았던 것이다.
비교적 진지하게 「그냥 돌아가자.」라고 했지만
이미 텐션이 한참 오른 A와 B는 들은 척도 하지 않았고
불안해 보였던 C조차도 나를 한 번 곁눈질했을 뿐,
잡초가 무성한 방공호의 어두운 구멍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었다.
그렇게 있는 사이, B가 배낭에서 손전등을 꺼내 들었다.
B 「좋았어, 그럼 들어가 보자고!」
A 「좋아!」
용감하게 방공호 안으로 들어가는 두 사람.
나와 C는 얼굴을 마주 보다 덜 떠름하게 두 사람 뒤를 따랐다.
방공호 안은 밖과 비교도 안 될 만큼 추웠다.
벽은 빽빽하게 이끼로 뒤덮여있었고
물먹은 듯 눅눅한 공기와 퀴퀴한 냄새가
꺼림칙한 분위기를 한층 더 강하게 만들고 있었다.
지면도 축축한 상태인지 젖은 바위가 미끈거려서
몇 번쯤 넘어질 듯 말 듯 위태위태했다.
B가 까불대며 얼굴을 비추거나 손전등을 꺼버리기도 했는데
우리는 그때마다 B에게 아낌없이 불평을 해댔다.
817 :本当にあった怖い名無し:2011/07/13(水) 19:13:17.96 ID:S1kRq45M0
이변이 일어난 것은 입구에서 수십m정도 나아가서
조금 넓은 공간이 나왔을 때였다.
또다시 B가 장난치며 손전등을 끈 바로 그 순간,
광원이 B가 가진 손전등 밖에 없었을 텐데
방공호의 안쪽에서 희미하게 빛이 보였던 것이다!
암흑 속에서 광원만큼 눈에 띄는 것이 없다.
나를 포함 그곳에 있던 전원이 그 빛을 눈치챘고,
누구 하나 목소리를 내는 놈이 없었다.
나중에 들은 얘기론 A는 밖으로 난 균열이 있는 게 아닐까 어렴풋이 생각했고,
B는 잔뜩 쫄아서 그 자리에 주저앉아있었다고 한다.
이변은 계속됐다.
처음에 바늘구멍 같았던 수수께끼의 광원이
아른아른, 흔들리는 듯한 움직임을 보이더니
서서히 그 크기가 변해가기 시작했다.
바늘구멍에서 좁쌀만한 크기로,
거기서 무당벌레, 탁구공에서 야구공으로...
그리고 그 빛이 강아지 정도의 크기가 됐을 때,
우리는 처음으로 위험하다는 걸 깨달았다.
── 저 빛이 점점 다가오고 있어!
그 빛이 무엇이었는지는 모른다.
그저 엄청나게 무서웠다는 감각만 떠오를 뿐.
우리는 한순간 패닉 상태가 됐다.
앞다퉈 출구를 향해 뛰고 싶었지만
바로 옆의 친구 얼굴조차도 보이지 않는 암흑인 데다
발 밑이 너무 미끄러워서 제대로 앞으로 갈 수가 없다.
818 :本当にあった怖い名無し:2011/07/13(水) 19:16:51.73 ID:S1kRq45M0
더욱이 그 수수께끼의 빛은 우리 쪽으로 점점 다가오고 있다.
아까까지 강아지 크기였던 것이
이제는 피구공 정도의 크기까지 커져있었다.
「우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방공호 안에 가득 울려퍼지는 우리들의 절규.
손에 들고 있던 나뭇가지와 떨어진 돌을 빛을 향해서 마구 던졌다.
그중 몇 개는 확실히 맞았을게 분명한데도
손에 그것들이 무언가에 맞은 듯한 느낌이 전혀 없었다.
그래도 몇 번이나 넘어질 뻔 아슬하게 무릎이 다 까지면서도
출구까지 여차저차 도착한 우리는 쏜살같이 산기슭까지 질주했다.
나 「뭐야, 대체 뭐야 그거!!?」
A 「알 게 뭐야!! 그것보다 B랑 C는!?」
A의 목소리에 뒤를 돌아봤는데
이럴 수가, 그곳에는 나와 A밖에 없었다.
B, C의 자전거가 아직 남아있는 걸 보니
두 사람은 아직 그 방공호에 남겨져있는 게 분명했다.
이마에서 식은땀이 주르륵 떨어졌다.
나 「어, 어쩔 거야! 거기로 다시 돌아가야 돼!? 난 더 이상은 싫어!!」
A 「나도 싫어!! 하지만 어쩔 수 없잖아, 그 녀석들을 두고 어떻게 가란 말이야!!」
뛰쳐나가는 A.
나는 부들부들 떨리는 무릎에 억지로 힘을 주며 A의 뒤를 쫓았다.
819 :本当にあった怖い名無し:2011/07/13(水) 19:20:01.84 ID:S1kRq45M0
B는 금방 발견됐다.
나무 밑 방공호 입구에서 손전등을 가진 채로 기절해 있었으니까.
가볍게 지려버린 듯했지만 무릎이나 손바닥 상처 말고는
눈에 띄는 외상은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A가 B를 내게 맡기겠다면서 B의 손에서 손전등을 빼앗아
혼자서 방공호 안으로 사라져 버린 것이다.
얼마큼 시간이 흘렀을까.
실제로는 5~10분 정도일 것 같은데
혼자 남겨진 내가 불안감과 공포심에 반쯤 울기 시작할 무렵,
A가 방공호 안에서 당황한 듯한 모습으로 뛰쳐나왔다.
A 「C가 없어!!」
나 「왜!?」
A 「모르겠어! 엇갈린 걸지도 몰라! 일단 B를 옮기자.」
B의 팔을 우리 어깨에 두르고 산을 내려갔다.
두 사람에게 걸쳤다곤 해도 완전히 기절해 버린 B를 부둥킨 채
산을 내려가는 건 정말이지 너무 힘든 일이었다.
B가 정신을 차린 것은 마침 산을 내려가서
자전거 대기소에 다다를 때였다.
「히악!!」 하며 입 끝을 떨며 주변을 휙휙 둘러보던 B는
그곳에 A와 내가 있다는 걸 깨닫자 안도감 때문인지
그대로 무너져 내렸다.
821 :本当にあった怖い名無し:2011/07/13(水) 19:22:37.05 ID:S1kRq45M0
A 「야, B, 괜찮아?」
B 「..........」
나 「다친데, 아프지 않아?」
B 「......목이」
A 「목이 아픈 거야?」
B는 심적으로 상당히 초췌해진 상태인 듯, 제대로 대답하지 못했다.
다만 자꾸 목을 쓰다듬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종잡을 수 없는 B에게서 시선을 떼고
문득 우리들이 타고 온 자전거를 보자, C의 자전거가 없어져 있었다.
나 「저기, C의 자전거가.」
A 「뭐야, 먼저 돌아갔던 거야?」
나 「제기랄, 이 자식이 정말. 내가 무서운 것도 꾹 참고 남아있었는데.」
일단 B를 이대로 둘 수 없었고 C가 무사한 것도 알게 된 우리는,
B를 양쪽에서 지탱해 주며 각자의 집으로 돌아갔다.
사건이 일어난 건 그날로부터 딱 3일 후,
방공호에 갔던 그날처럼 찌는 듯한 더위가 내려쬐는 토요일 대낮의 일이었다.
그날, 나는 마침 가족과 물건을 사기 위해 아침부터 이웃 쵸의 JUSCO에 갔다.
생일이 가깝기도 해서, 선물도 살 겸 왔던 것이다.
신작 게임을 선물로 받고 회전초밥을 먹으며
나는 아주 행복한 기분에 듬뿍 빠져있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그 산의 상공에 헬리곱터 몇 대가 날아다니는 것을 목격했다.
몇 번이나 말했지만, 이곳은 작은 마을이다.
아무 일도 없는데 헬리곱터가 저렇게나 모여있을리가 없는데...
안 좋은 예감은, 최악의 형태로 적중하게 된다.
─ 다음편으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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