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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괴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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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괴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1

  • 2023.09.19 00:00
  • ■번역괴담:레전드/이세계
글 작성자: NENA(네나)

 

번역: NENA(네나)

 

 

원제: アリス

「전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였어요.」

 

서클 주최의 괴담회에서,

「아이(愛)」 는 자신의 차례가 돌아오자마자 그렇게 입을 뗐다.

 

이 '아이' 라는 이름의 여자아이는

조금 남다른 주파수를 갖고 있는 특이한 아이로,

얼굴은 귀엽지만 쓸데없는 악의나 조롱을 사고 마는 타입이다.

그래도 장본인은 그런것쯤 마이동풍이라는 듯한 태도로 항상 생글생글 웃었다.

귀엽고 붙임성이 좋아 남자아이들에게는 나름대로 인기가 있었지만

일부 여자아이들에겐 거북한 취급을 받고 있는..... 그런 아이가,

너무나도 4차원적인 서두로 말을 시작했기에

한 명의 선배가 곧장 한마디를 붙였다.

 

「그거 뭐 그건가? 사물이 거대하게 보인다던가 하는 그거?」

 

「아아,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증후군이라는 게 있긴 하지, 확실히.

하지만 괴담회에서 질병에 대한 얘기는 좀 그렇지 않아?」

 

「맞아, 그런류의 공포를 원하는 게 아닌데~」

 

이야기의 내용을 멋대로 넘겨짚어 놀림감으로 만들어 버리는 가벼운 언동에

일순 흥이 깨지려는 어색한 공기가 흐르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 흐름이 오래 지속되지 않은 건,

아이가 「아하하, 그런 얘기가 아니에요~」 하며 구태여 개의치 않는다는 듯

이야기를 계속했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은 보지 못하는 곳이라던가, 못 가는 곳에 들어간 거예요.」

 

「......무슨 뜻이야?」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주인공이 토끼를 쫓아 다른 세계로 가게 되잖아요.

진짜로 그런 느낌이랄까. 다른 사람에겐 보이지 않는 이상한 장소가

저에겐 보이는 데다 그곳에 들어갈 수도 있어요.」

 

지금까지 들었던 괴담과는 궤를 달리하는 말에,

아까까지 아이를 무시하며 놀렸던 무리도 입을 다물었다.

애초에 괴담회 같은 유별난 걸 좋아하는 모임에 참가한 무리들이다.

아이에 대한 악감정보다도

그녀의 이야기를 향한 흥미 쪽이 훨씬 더 높을 것이다.

 

「맨 처음은 유치원 무렵이려나.

모두가 함께 쓰는 놀이방 같은 곳이 있었는데요, 그 구석에 계단이 있는 걸 발견한 거예요.

그런 곳에 계단 같은 게 있을 리가 없는데 말이죠, 사실.

하지만 그 시절은 너무 어렸기에 본능적인 흥미를 따라 계단을 내려가봤어요.」

 

「뭐, 유치원생이라면 내려갔겠지....」

 

「그랬더니 계단 끝에도 평범한 방이 있었어요.

공이랑 공깃돌 같은 것도 놓여있고, 저 말고도 몇 명쯤 놀고 있는 아이가 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전부 모르는 아이였지만.」

 

활발한 어린이였던 아이는 그대로 그곳에서 얼마간 놀다가

원래 있던 방으로 되돌아왔다고 한다.

다음날도 그다음 날도 그곳에는 계단이 있었고,

그녀는 매일같이 그곳을 내려가 예의 그 방에서 놀곤 했다.

 

하지만 그러한 나날은 어느 날, 갑자기 끝을 맞이했다.

 

「어느 날, 사이가 좋았던 친구를 그곳에 데려갔어요.

그런데 그 애는 계단 같은 것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는 거예요.

거기서 처음으로 그 계단을 나만이 볼 수 있다는 걸 깨달았는데──

문득 그쪽을 바라보니 저도 계단을 볼 수 없게 된 거죠.

아까까지는 분명 보였었는데.

결국, 그 계단과 그 방은 그걸로 끝이었어요.」

 

「....... ,   ........」

 

「하지만 저, 그 후로도 여러 가지 "남에게 보이지 않는 곳"에 갔거든요.」

 

집 옆은 분명 풀이 더벅더벅 무성히 자란 빈 터였는데,

가끔씩 그곳에 큰 집이 보였다.

집에서 나온 언니에게 이끌려 안으로 들어가자,

그때마다 한 번도 본 적 없는 맛있는 과자를 잔뜩 먹을 수 있었다.

나중에 엄마에게 그 일에 대해 얘기했더니

빈 터에 들어가면 안 된다고 혼나긴 했어도

언니에 대한 이야기 자체는 일절 믿어주지 않았다.

 

신사 축제에 갔을 때,

경내의 뒷편에서 걷고 있는 사람을 발견해 따라갔다.

그러자 그곳에는 포장마차들이 줄지었고 무희가 춤을 추고 있었는데

주변 사람들은 모두 뭔가의 탈을 쓰고 있었다.

돈을 갖고 있지 않아서 부모님에게 받으러 되돌아갔더니,

경내 뒷편에 포장마차 같은 건 없다는 말을 들었고....

어머니의 손을 잡아끌고 다시 한 번 그곳에 가봤지만,

그곳에는 사람은 커녕 개미 한 마리도 없었다──.

 

그 외에도 아이는 몇개의 이상한 공간에 대한 이야기를 해줬다.

 

병실 침대 아래에 있는 사다리, 납골당 뒤에 있는 광장,

벽장 안쪽의 문으로 갈 수 있는 삼각형의 방.

사람에게 말하면 보이지 않게되는 곳도 있는가 하면

얘기해도 여전히 보이는 곳도 있다고 한다.

다만, 아이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로 있을 수 있었던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던 것 같았다.

 

「.....그런데 10살이 됐을 무렵부터 전혀 보이지 않게 됐어요.

비밀의 놀이터가 전부 없어져버려서 꽤 우울했던 기억이 있거든요.」

 

「헤~ .... 근데 말야, 그렇게 자주 그런 곳에 드나들면 소동이 일어나지 않아?

주변에서 보면 아이가 갑자기 없어진 것처럼 보였을거라 생각하는데.」

 

「아, 그건 괜찮아요. 그쪽이랑 이쪽이 말이죠,

아마 시간의 흐름이 다른거 같으니까.」

 

아이에 의하면 그 "이상한 장소"에 들어가서 오랜시간을 놀아도,

막상 그곳을 나가보면 전혀 시간이 경과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한 시간 정도 그곳에 있어도 돌아와서 시계를 보면

몇 분 정도 밖에 지나지 않은.... 그런 경우가 대부분이었다고 한다.

 

 

─ 다음편으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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