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괴담] 포병숲의 유령
번역: NENA(네나)
砲兵森の幽霊
565 : 本当にあった怖い名無し[sage] : 投稿日:2008/07/13 03:31:28 ID:2p1+/kSI0 [1/6回(PC)]
저는 원래 육상병관으로 관동에 있는 모 일반과연대에 있었습니다.
아쉽게도 제가 체험한 얘기가 아닌 재대 시절, M이라는 상관에게 들은 얘기입니다.
본론으로 들어가기 전,
육상병대의 연습장에 대해 설명하겠습니다. (흥미없는 분 죄송합니다)
육상병대에는 전국 각지에 연습장이 있는데,
관동 코우신에츠(甲信越)의 부대가 자주 훈련에 이용하던 것이
「후지연습장(富士演習場)」 입니다.
이곳은 종합 화력 연습 등도 이루어지기에
민간인 분들도 가본 적이 있는 사람이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후지연습장은 시즈오카 현의 「동(東) 후지연습장」과
야마나시 현의 「북(北) 후지연습장」 이렇게 2개소로 나뉘어져 있는데
이번 이야기의 무대는 동 후지연습장 입니다.
이 연습장의 역사는 오래됐고 메이지 시대에 만들어졌다는데,
그래서 그런지 연습장 내에도 고유의 지명이 많습니다.
정규 지도엔 제대로 지명이 기재되어 있고요.
오래된 지명이 많아서(개중엔 전쟁 후 붙여진 것도 있음)
지금 시대에선 이상하게 생각되는 지명도 많을 거 같습니다.
566 : 本当にあった怖い名無し[sage] : 投稿日:2008/07/13 03:32:13 ID:2p1+/kSI0 [2/6回(PC)]
자 그럼 본론으로 들어가 볼까요.
그 수많은 이상한 지명 중,
「포병숲(砲兵森)」이라는 곳이 있습니다.
(지금도 있고 정식 지명이며 속칭 같은 게 아닙니다.)
제게 이 얘기를 해준 상관이 신입 대원일 무렵,
처음 야영훈련을 한 숙영지가 이 포병숲입니다.
그때의 야영훈련은 3일 일정으로 자세한 훈련 내용은 듣지 못했지만
첫날밤에는 야간 보초 훈련을 했다나봐요.
2명씩 교대로 야간 보초를 서다가 심야 2시쯤,
당시 신입 대원이었던 M상관(이후 M신입) 팀의 차례가 되자
반장에게 야간보초에 나갈 뜻을 신고하고 전임자와 교대했습니다.
그날 밤은 구름 한 점 없었고 무서울 정도로 예쁜 달이 떠있었는데
전방으로는 달빛으로 창백하게 물든 억새 평원이 펼쳐져 있었고,
후방에는 숙영지가 있는 시커먼 숲이 있었죠.
2명이서 참호에 들어가 소총을 들고 경계를 서고 있었습니다.
연습이라곤 해도 언제 적 역할의 교관들이 습격해올지 모르기에
약간 긴장 상태로 경계했습니다.
얼마간 그러고 있자 후방에서 누군가 걸어오는 소리가 어렴풋이 들려와서
M신입은 「적의 척후인가?」 하는 생각에 순간 가슴이 두근거렸지만
아무래도 발소리가 뒤에서 가까워지고 있었기에
「아군의 전령이군」하는 생각에 긴장한 마음이 조금 느슨해졌어요.
하지만 보초는 항상 적편(자신의 전방)을 감시해야만 하므로
뒤를 돌지 않고 착실히 임무를 수행하고 있었는데,
어느새 발소리가 바로 뒤까지 육박해왔습니다.
567 : 本当にあった怖い名無し[sage] : 投稿日:2008/07/13 03:32:52 ID:2p1+/kSI0 [3/6回(PC)]
그리고 그 발소리가 M신입 팀이 있는 참호의 바로 뒤에서 딱 멈춘 겁니다.
M신입은 '아하~ 반장이 우리가 제대로 하고 있는지 상태를 보러 왔군.' 이라고 생각했다고 해요.
옆의 동기도 비슷하게 생각했는지 착실히 전방을 감시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참호 바로 뒤에 있는 사람은 말을 걸 것도 아니면서
전혀 움직이지 않고 있었습니다.
그쯤 되자 M신입은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했지만
'만약 반장이라면 뒤돌았다가 혼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좀처럼 돌아보지 못했는데, 옆의 동기가 아무래도 호기심에 졌는지
뒤를 돌아보고 만 것입니다.
바로 그 순간,
옆 동기는 몸을 바짝 굳히며 덜덜 떨기 시작했는데
그 떨림에 소총과 장비들이 서로 부딪혀 소리까지 내기 시작했어요.
역시 뭔가 이상하다.
M신입도 뒤를 돌았습니다.
그러자 그곳엔
'메이지 시대의 군복을 입은 병정' 이 부동자세로 서있던 것입니다.
568 : 本当にあった怖い名無し[sage] : 投稿日:2008/07/13 03:36:51 ID:2p1+/kSI0 [4/6回(PC)]
순간 뭔가의 장난인가라고 생각한 것도 잠시,
달빛으로 푸르스름하게 비친 그 병정의 얼굴을 보고
눈이 마주친 순간.
「이 세상의 것이 아니구나!」
곧바로 확신이 들었다고 합니다.
(그가 말하길, 말로는 잘 설명할 수 없지만 장례식 같은 곳에서 죽은 사람을 봤을 때의,
그 뭐라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기분이 드는 얼굴─ 이었다고 하네요.)
병정과 눈을 마주친 그대로 공포로 꼼짝하지 못하고 있는데
갑자기 병정이 큰 목소리로
「포병 제○○대대의 진지는 어디입니까!!」
라고 물어봤다는 겁니다.
M신입팀이 공포로 대답도 하지 못하고 있자
그 병정이
「포병 제○○대대의 진지는 어디입니까!!」
「포병 제○○대대의 진지는 어디입니까!!」
「포병 제○○대대의 진지는 어디입니까!!」
몇 번이나 몇 번이나,
고장 난 플레이어처럼 미친 듯이 되풀이했습니다.
그렇게 서로 눈을 마주한 채로 얼어버렸는데,
옆의 동기가 갑자기 말없이 뛰쳐나가 그대로 숙영지가 있는 쪽으로 도망가버렸고
M신입은 혼자 남겨진 처지가 돼버린 거죠.
퍼뜩 '위험하다!' 라고 생각한 M신입도
정신을 차리고 그 병정의 옆을 지나 숙영지 쪽으로 도망쳤습니다.
뒤에서는 아직도,
「포병 제○○대대의 진지는 어디입니까!!」
하는 병정의 목소리가 들려오고 있었어요.
후들후들 떨리는 다리로 겨우겨우 숙영지에 다다른 M신입은
그대로 반장급이 있는 천막(텐트)로 뛰쳐들어갔습니다.
570 : 本当にあった怖い名無し[sage] : 投稿日:2008/07/13 03:39:12 ID:2p1+/kSI0 [5/6回(PC)]
갑자기 뛰어든 M신입을 본 반장은 당연하게
「뭐 하는 거야! 자리는 어쨌어!」
라고 노성을 질렀어요.
M신입은 이를 딱딱 부딪치며 눈물을 흘리면서
지금까지의 상황을 전부 반장에게 보고하면서
한편으로는 이렇게 생각했죠.
'역시 거기 다시 한번 갔다 오라고 하겠지...?'
그런데 의외로 반장은 그 보고를 단번에 납득하며
「알았다, 자기 천막으로 돌아가서 그만 자도록.」
이라는 한마디만 남겨두고는 밖으로 나가 어딘가로 가버렸습니다.
천막 안에 있던 방금 소동으로 깨어난 다른 반장들도
어째선지 다들 M신입을 동정하는 듯한 표정을 지었어요.
괴상한 반응에 뭔가 머리를 한 방 맞은 듯 띵해졌지만
그곳으로 다시 가는 건 절대 사양이었으므로
얌전히 반장의 말대로 자신의 천막으로 되돌아갔습니다.
터벅터벅 자신의 천막으로 돌아가던 도중,
먼저 도망쳤던 동기가 떠올랐어요.
'나보다 먼저 도망쳤을 텐데 어디로 간 거지? 길을 잃었나?'
동기에 대해 생각하자 이어서 반장이 밖으로 나간 것도 생각났죠.
'아, 반장이 그 녀석을 찾으러 간 거구나. 그럼 안심이지.'
자기 좋을 대로 결론 내버린 M신입은 혼자서 납득하며
자기 팀이 있는 천막으로 되돌아갔습니다.
그리고 자기 천막에서 잠을 자기 위해 장비를 벗고 있는데
천막 입구 쪽에서 무언가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렸어요.
'아 이 자식 이제야 돌아왔군. 먼저 도망칠 땐 언제고!'
M신입은 그대로 천막의 입구를 열었습니다.
그러자,
아까 그 병정의 얼굴이 갑자기 거기에 나타난 겁니다!
이번에야말로 다리에 힘이 풀린 M신입은 그대로 주저앉았고,
그 병정은 씨익 입꼬리를 올리며 웃었습니다.
「포병 제○○대대의 진지는 이곳 이 맞습니까!!」
M신입은 거기서 기절해버렸고
정신을 차렸을 땐 이미 아침이었다고 합니다.
571 : 本当にあった怖い名無し[sage] : 投稿日:2008/07/13 03:40:10 ID:2p1+/kSI0 [6/6回(PC)]
참고로 먼저 도망갔던 동기는
반장의 천막 근처에 숨어있다 걸렸는데(역시 찾으러 감ㅋ)
반장에게
「동료를 두고 먼저 도망친 벌이다.」
라는 말과 함께 반장과 같이 그 참호에서
아침까지 보초를 서야 했다고 합니다.
이 「포병 제○○대대의 진지는 어디입니까!!」 라는 말을 하는 병정 유령은
몇십 년도 전부터 꾸준히 목격이 이어져왔다고 합니다.
여기까지 함께 보신 여러분, 혹시 눈치채셨나요?
이 "포병숲"이라는 이름의 유래는
구군사대부터 계속 목격되었던 포병 유령이 그 시작으로,
「포병이 나오는 숲」, 「포병숲」 이라고 불리던 것이
그대로 다이쇼, 쇼와를 거쳐 구 육군시대, 전쟁 후의 육상대까지
언제부턴가 정식적인 명칭이 되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실제로 메이지 시대에 구 육군 포병대대가
이곳에서 진을 치고 훈련을 했다고 하는데
병정 하나가 갑자기 없어져 몇 날 며칠을 수색했지만
결국 찾지 못했다는 사건이 있었다고 합니다.
저도 실제로 이 '포병숲'에서 몇 번쯤 야영을 한 적이 있는데,
확실히 그곳 분위기는 어쩐지 섬뜩하고 꺼림칙한 면이 있었어요.
다행히도 저는 그곳에서 무언가를 본 적은 없는데,
뭐 다른 곳에서는 이것저것 체험을 하긴 했지만요...
그 얘긴 또 다음 기회에 생각나면 써보겠습니다.
이상, 이야기는 이걸로 끝이에요.
쓰고 보니 꽤 긴 것 같군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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