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괴담] 이상한 아파트 2 (끝)
번역: NENA(네나)
또 한 가지는 드디어 입주할 수 있는 아파트를 찾게 돼서
부동산에서 연락이 온 날.
일요일이라 학교도 쉬는 날이고 해서 부동산에서 연락을 받고
먼저 짐을 꾸리고 있었는데 현관 쪽에서 뭔가 소리가 들리는 거야.
뭐지? 하는 생각에 현관으로 가서 문을 열어보니
30cm 정도의 골판지 상자가 놓여 있었어.
의심스러웠지만 일단 안으로 들여 상자를 열어보니
상당히 더러운 목각인형 같은 것이 들어있었고,
뒤쪽에 사인펜인지 뭔지로 '행복해지는 인형'이라고 휘갈겨져 있었지.
뭔가 기분이 나빠서 인형을 다시 상자에 넣고
현관 밖으로 내놓은 뒤 짐 정리를 재개하고 있는데
또다시 밖에서 뭔가 소리가...
아 이번엔 또 뭐야 하면서 문을 열어보니
아까 그 상자 위로 이번에는 종이가 놓여 있는 거야.
「행복해지셨나요?」
그런 글자가 쓰여있는 종이가.
주변을 둘러보며 엘리베이터와 계단 쪽도 살펴봤지만
당연하게도 사람 기색은 찾을 수 없었어.
뭐 그 무렵쯤엔 이 멘션의 이상한 일들에도 나름 익숙해져 있었기에
「아 또 그건가」 정도로 여기며 특별히 신경 쓰지 않고
다시 짐 정리를 하러 돌아왔는데,
이번엔 "똑똑" 하며 문을 노크하는 소리가 들리는 거야.
처음엔 무시했지만 계속 끈질기게 현관을 두들기니
짜증 나서 한소리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현관으로 갔지.
그리고.
문 손잡이를 잡은 순간 바로 생각을 접었어.
왜냐면... 이게 말로 표현하기가 좀 힘든데,
문을 사이에 두고 뭔가 엄청 꺼림칙한 기분이 들었거든.
뭐랄까, 온몸이 술렁인다고 해야 할까...?
그러한 감각.
하지만 인간의 궁금증이란 것이 뭔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밖이 신경 쓰여서 조심조심 문의 피프홀로 밖을 살펴보는데,
과연 20대 초중반쯤 돼 보이는 여자가 서있는 것이 보였어.
다만 그 행색이 초라할 정도로 깡마른 몸에 머리는 푸석푸석,
양손에는 붕대를 감고 있는 평범하지 않는 인상의 수상한 여자.
살짝 놀라서 헉하며 피프홀에서 얼굴을 떼고 멀어지니까
이번엔 그것이 거기에 얼굴을 바짝 들이밀고는
다크서클에 핏발 선 눈동자로 안을 바라보며,
「행복해지셨죠? 행복해지셨죠?」
예상치 못한 행동에 깜짝 놀란 나는 뒤로 자빠졌고,
몽롱한 정신 너머로 계속 「행복해지셨죠?」 라는 말이 들려왔던 거 같아.
아마 1시간 정도 계속 문에 달라붙어서 그러지 않았을까.
정신을 차렸을 땐 더 이상 목소리가 들리지 않았고,
그 상태로 다시 1시간 정도 더 지난 후 피프홀로 주변을 살펴봤지만
이미 그 여자의 모습은 물론, 인형이 들어있던 상자까지 사라져 있었어.
그 사건이 있고 나서 이틀 후, 나는 그 멘션을 나왔고
제대로 된 곳에서 살 수 있게 됐지.
참고로 부동산에 이 일에 대해 전부 얘기했고
어떻게 된 것인지 물어봤지만 부동산도 자세한 건 모른다고 해.
이런 이상한 일들이 빈발하게 된 건 딱 2년쯤 전부터인데
애초에 이곳은 이상한 소문이나 자살자,
혹은 살인사건이 난 까닭있는 곳도 아니었대.
단지 어느 날을 경계로 갑자기 이런 이상한 일들이 빈발하게 됐고,
그 멘션의 그 플로어에 입주한 사람들은 모두
반년도 채 못 가서 다들 도망갔다나.
새로 입주한 사람들도 금방 차례대로 다 나가버려서 현재는 지금 그 상태.
그래서 뭐 나 같이 앵간히 급한 케이스가 없는 한
지금은 입주 모집조차 하지 않고 있나 봐.
참고로 심야에 나가지 말라고 경고했던 건
나 이전에 그곳에 입주했던 사람이 새벽에 "무언가"에
쫓겨다니다가 계단에서 굴러 떨어져 큰 중상을 입어서 그랬던 거라고...
"무언가"의 정체에 대해선 매우 추상적으로,
다친 장본인의 증언이 너무 지리멸렬하고 의미불명이라
결국 정체가 무엇인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했어.
...이상으로 끝이야.
참고로 부동산에서 소개받은 새 아파트는 특별한 일이 없는
아주아주 평범한 아파트야.
여러가지로 폐를 끼친 것 같다고 집세도 조금 싸게 받았고
졸업까지 평범하고 쾌적하게 지낼 수 있었어.
그리고 그 멘션 말인데, 2년 전에 근처를 지나갈 일이 있어서
잠시 들러봤는데 완전히 허물고 지금은 주차장이 되어 있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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