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괴담] 이상한 아파트 1
번역: NENA(네나)
780:1:2013/05/03(金) 22:46:54.00 ID:YQxm2UlW0
벌써 7년 전, 아직 내가 학생 시절일 때 이야기.
입학하고 반년 가까이 살던 아파트가
아무래도 부동산의 실수로 이중계약 상태가 됐나 봐.
재판까지 가게 돼서 기한 내로 나가야 한다면서
부동산 쪽에서 간식세트를 들고 사과를 하러 왔더라고.
말로는 기한 안으로 반드시 조건에 맞는 빈 집을 찾아주겠다고 했지만
타이밍이 나빴는지 운이 나빴는지...
조건에 맞는 곳을 찾지 못한 채 기한이 다가오고 만 거야.
부동산 측도 그 당시엔 꽤나 조급했던 듯,
정말 아슬하게 「1개월 안으로 반드시 찾아줄 테니 일단 이곳에서 임시로 살아달라」 면서
내 집세로는 절대로 살 수 없을 만한 어느 맨션을 소개해줬어.
만들어진지는 좀 됐대. 한 20~30년 정도는 된 것 같았는데,
방이 2개나 있는 데다 욕실과 화장실도 각각 따로 있었고 꽤나 좋은 곳이었어.
나는 조건이 너무 좋은 곳이라 처음엔 사고 매물이 아닌지 의심했지만,
부동산 측에서 그런 건 아니라고 단언하더라고.
다만 한 가지, 『심야에 치안이 좋지 않으니 외출은 가능한 삼가할 것』
이라는 주의를 받았어. 나는 근처에 야쿠자라도 사는 건가 싶었지만,
뭐 어차피 1개월 정도만 있을 거고 진짜로 위험한 거라면 친구 집에서라도
잠시 신세 지면 되는 거니까... 가볍게 생각했지.
...하지만.
나는 입실하고 금방 이곳이 야쿠자나 양아치 때문에
"위험한 장소"인 것이 아니란 것을 깨닫게 됐어.
첫번째.
입주하고 2일 정도 지나서 깨닫게 된 건데,
다른 플로어에는 사람이 살고 있지만 내가 입주한 플로어에는 나 외에 주민이 없음.
두번째.
어느 날은 엘리베이터로 내 방이 있는 플로어에 도착했는데,
어디선가 갑자기 고양이 울음소리가 들림.
아무래도 비상벨이 붙은 소화기가 있는 공간에서 들리는 것 같아서
갇혀있는 건가 싶어 가서 확인해 봤지만... 안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세번째.
2~3일에 1번, 한 밤 중에 천장에서 무언가 질질 끄는 듯한 소리가 들린다.
맨 처음엔 위층 주민의 생활음 정도로 생각했지만,
그 소리는 천장 바로 뒷편에서 들리고 있었음.
네번째.
엘리베이터로 내 집이 있는 플로어에 내리면
어디선가 갑자기 강렬한 시선이 느껴질 때가 있다.
물론 주위를 둘러봐도 아무도 없음.
다섯번째.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커튼 사이로 베란다에 슈트를 입은 남자가 서있는 것이 보였어.
무슨 일인가 싶어 커튼을 여니 아무도 없었고,
베란다로 나가보니 가죽구두가 가지런히 놓여있는 거야.
"뭐야 이거..." 하며 밑을 바라봤지만 사람이 내려간(혹은 떨어진) 흔적 따윈 전혀 없었고,
시선을 다시 발밑으로 되돌렸을 때 그 가죽구두는 사라져 있었어.
여섯번째.
이건 몇 번이나 목격했던 건데, 하이힐 구두 혼자서 플로어를 걸으며 돌아다녀.
그것도 밤낮 가리지 않고.
일곱번째.
외출했다가 돌아오면 샤워실에 물이 고여있다거나,
어디선가 강렬한 향수 냄새가 날 때가 있다.
여덟번째.
이따금씩 엘리베이터 옆의 계단 쪽에서 여자의 웃음소리가 들려와.
그것도 평범한 웃음소리가 아닌, 어딘가 반쯤 미친 것 같은 소리가.
아홉번째.
주말 새벽 3시쯤 되면 꼭 밖에서
찰박... 찰박... 하는 비슷한 이상한 발소리? 같은 게 들림.
열번째.
방에서 전화를 하면 혼선이 돼서 신음소리 같은 것이 들려올 때가 있음.
이런 상황이 계속 이어지니
확실히 참기 힘들어져서 1주일 만에 부동산에 다시 전화를 했어.
그랬더니 부동산 왈,
「정말 미안하다, 심야에 밖에 나가지만 않으면 직접 해를 받는 일은 없다.
그러니 당분간만 참아줬으면 한다.」 라며 약간 얼버무리는 식인 거야.
뭐 확실히 직접 해를 받거나 한 적은 없었고, 앞으로 2~3주면 되니까...
내가 원래 그런 쪽에 좀 낙관적인 성격이기도 해서 특별히 신경 쓰지 않았어.
다만...
진심 쫄게 만든 사건이 두 번쯤 있었지.
새벽, 화장실에 가려는데 현관 쪽에 웬 할머니가 앉아있는 거야.
여기 열쇠는 오토락일 텐데...
살짝 겁에 질린 내가 "저기..." 하며 말을 걸었더니 할머니가,
「남편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곳에 있죠?」
없다고 대답하니 미소를 지으며
완고하게 이곳에서 기다리겠다는 말밖에 하지 않아서
결국 110에 전화해서 데리고 나가 달라고 했어.
얼마 후, 경찰이 할머니를 설득해서 밖으로 데리고 나갔는데
문을 닫는 순간
갑자기 엄청난 기세로 밖에서 문을 두드리며
「남편을 돌려줘────!!」
너무 놀라서 바로 문을 열었더니
흰자위가 드러난 할머니를 경찰 3명이서 제지하고 있었어.
그때 그 할머니의 엄청난 형상은 지금도 잊히지가 않아.
─ 다음편으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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