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괴담] 관고개(칸노케 고개) 2 (끝)
번역: NENA(네나)
312 : 本当にあった怖い名無し[sage] : 2013/09/11(水) 10:10:45.21 ID:sXth/BcE0
아침 10시를 지날 무렵 전화가 나를 깨웠어.
그에게서 온 전화였기에 안좋은 예감이 들었지만
일단 받아보니 여성의 목소리였지.
전화했던 건 그의 어머니였고,
흐느껴 울며 그가 죽었다는 말을 하는 거야.
아침에 그의 스쿠터가 있어서 돌아왔나보다 하고
방으로 들어가니까 죽어있었대.
깜짝 놀라 모두를 깨우고 주소를 물어본 다음
곧장 아버지 차로 그의 집으로 향했어.
집에 도착하니 경찰이 있었어.
그의 어머니가 밖으로 나와 우리를 안으로 들여보내주려 했지만
경찰이 막는 거야.
어젯밤 같이 있었다고 하니까 그렇다면 더더욱 보여줄 수 없대.
그쪽 어머니도 억지로 떼어놓더라고.
뜻 모를 채로 밖에서 기다리고 있자니, 경찰서까지 와달라고 했어.
결국 순찰차랑 내 차로 나뉘어서 경찰서로 가게 됐지.
운전은 경찰관이 해줬고.
취조실 같은 곳에 넷이서 둘러앉아 조금 기다리니
어느 중년의 남성이 사진을 들고 들어와 이렇게 말했어.
「상당한 충격을 받을지도 모른다.
무서운 사람은 보지 않아도 된다.」
그리고 사진을 내밀었지.
모두가 엉겁결에 보게 됐는데
정말 그걸 본 전원이 너무 놀란 나머지
벌떡 자리에서 일어서버릴 정도였어.
사진에는 누운 채로 천장을 손으로 가리킨 채 죽어있는
그의 모습이 있었어.
눈을 부릅뜨고 눈물을 흘리며
입에서는 피가 섞인 침이 흐르는 모습...
손이 한계까지 뻗쳐 있었고 핏기 없이 그저 새하얬어.
314 : 本当にあった怖い名無し[sage] : 2013/09/11(水) 10:34:44.29 ID:sXth/BcE0
중년의 형사는 곧바로 포켓에 사진을 고정하고
그의 모습을 설명해줬어.
사진에선 알 수 없었지만 그는 소변과 대변이 모두 샜고
눈도 새빨갛게 충혈된 상태였대.
사후 경직이라고 생각하기 힘들 정도로 손과 팔이 경직된 데다,
어깨가 위에서 억지로 잡아당긴 것처럼 양쪽이 모두 빠져있었다고.
가장 기억에 남았던 건
어깨가 빠져있는데 어떻게 손이 천장을 향해 있었는지
전혀 알 수 없었다고 했던 부분.
우린 떨면서 어제 일에 대해 얘기했어.
중년의 남성은 입을 굳게 다문채 마지막까지 들어줬고.
우리들 얘기가 끝나자 첫마디로 논이 있던 장소와
처음 그의 스쿠터가 고장 났던 장소를 물어봤어.
어젯밤 그와 함께했던 사람 중 1명이 지도로 장소를 알려주자,
형사는 '또 그곳인가...' 라며 무언가 중얼거렸어.
이후 간단한 조서 같은 걸 받아 들고 각자 집으로 돌아갔지.
스쿠터는 경찰이 회수해갔다는 것 같아.
나중에 대표로 내가 아버지와 그의 부모에게 얘길 하러 갔는데,
그쪽 부모들도 경찰에게 사정을 들었다는 듯 그저 조용히 울 뿐이었어.
317 : 本当にあった怖い名無し[sage] : 2013/09/11(水) 10:48:52.47 ID:sXth/BcE0
결국 부검은 그의 부모가 거부했기에
그의 사인은 심근경색이 되었지.
후일, 그의 장례식이 있어서 아버지와 친구와 함께 참석하게 됐어.
분향을 하려고 그의 유영(遺影) 앞까지 갔는데 관이 없는 거야.
뭐 그냥 그대로 분향을 끝내긴 했지만,
그때 그를 돌려보내지만 않았더라면...
그런 후회가 너무 밀려와서 어떻게든 그에게 사과를 하고 싶었기에
결심을 하고 그의 부모에게 물어봤어.
그랬더니 그의 관은 제단 뒤에 있다고 하더라고.
한 번만 보게 해 주면 안 되냐고 부탁했지만 당연히 거절당했지.
무례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래도 계속해서 부탁하니 마지못해 승낙해줬어.
장례식이 끝날 때까진 어렵다고 해서,
끝날 때까지 전원이서 기다렸지.
이윽고 식이 끝나고 그의 부모가 부르길래 가보니
그곳에서는 관이 아닌 거대한 상자가 있었어.
높이 2m, 가로 2m 정도로 폭은 일반 관과 크게 다르지 않았는데,
양쪽으로 열리는 문이 측면에 붙어있었고
장식이 전혀 없어서 그냥 나무 상자로 보였어.
우리들이 말없이 서있자, 그의 부모가 솔직히 자신들도 보는 게 힘들다며
볼 각오가 돼있는 분만 아들을 봐주시라고 하시더라.
솔직히 다리가 떨려왔고,
안 좋은 예감이 들면서도 나는 양 문을 열어젖혔어.
예상대로,
그는 그 사진의 모습 그대로 그곳에 있었다.
319 : 本当にあった怖い名無し[sage] : 2013/09/11(水) 11:03:49.84 ID:sXth/BcE0
손을 뻗은 채로, 아마 눈꺼풀을 닫는 게 불가능했었는지
눈 부위엔 하얀 천이 덮여있었어.
나도 모르게 목소리를 내며 경련을 일으킬 것 같았지.
내 아버지를 포함 그곳 전원이 봤는데 모두 같은 반응을 보였고
그중엔 허리에 힘이 빠져 그래도 주저앉은 사람도 있었어.
나는 그에게 사과를 한 다음 그의 부모에게 사정을 설명해주길 청했어.
부모가 말하길,
팔을 내리려면 이미 어깨가 빠져있었기 때문에
양팔을 어깨에서 절단할 수밖에 없었대.
눈꺼풀도 마치 피부가 거기만 없어진 것처럼
감기는 것이 불가능했다는 거야.
우리는 그저 울면서 그 얘길 들었고, 그의 부모에게 계속 사과를 했어.
그의 부모는 당신들 탓이 아니라며 계속 위로해줬지만
우리는 그저 사과할 수밖에 없었어.
그 이후, 울면서 아버지에게 이끌려 집으로 돌아갔지.
그런데 차 안에서 문득 아버지가
중년 경찰이 했던 것과 똑같은 질문을 하는 거야.
그때 지도로 설명했던 걸 같이 들었기에 대강의 위치를 얘기하니
아버지 역시도 똑같이 '그곳인가...' 라며 중얼거렸어.
그때는 더 물어볼 기분이 아니어서
그날은 거기서 대화가 끝나고 말았지.
이후 그의 사십구일재가 끝나고,
아버지에게 장례식 때의 일을 물어보러 다시 찾아갔어.
323 : 本当にあった怖い名無し[sage] : 2013/09/11(水) 12:17:51.15 ID:sXth/BcE0
아버지는 반농담으로 들어달라는 서론으로 얘기를 시작했어.
내 할아버지가 아버지에게 했던 얘기라고 해.
아마 그의 스쿠터가 처음 고장 났던 곳은
「칸노케 고개」 라고 불리는 곳으로
현재는 '칸노케'라 발음하지만, 옛날에는 칸오케(棺桶) 고개라고 했대.
적어도 할아버지가 어릴 적 무렵엔 그랬다더라.
※棺桶(칸오케): 관
당시 관을 만드는 일은(어디까지나 이 근처 얘기)
신분이 낮은 사람이 하던 일이었다고 해.
때문에 관 하나의 값이 싸서 배고픈 생활을 이어갔었대.
또한 차별도 있어서 상당히 모진 일을 당했다고 하더라.
그러한 일로 유일하게 벌이가 되는 것이 특별주문품.
예를 들면 기성품에 들어가지 않을 정도의 거구라던가,
어떠한 사정으로 기성의 관에 들어가지 않는 케이스들은
특별 주문품을 만든다고 해.
특별 주문품의 이야기를 듣고 수긍이 갔어.
관에 들어가지 않을 정도의 거구라던가 그런 류는
쉬이 있는 것이 아니니까.
아버지의 이야기는 계속됐어.
손짓한 것이 여성이라는 점에서도 짐작 가는 바가 있대.
할아버지가 어릴 적 관을 매우 잘 만드는 재주 좋은 여성이 있었대.
그 평판은 주변으로 널리 퍼져 어느샌가 특별 주문은
모조리 그 여자 쪽으로 갔다나 봐.
325 : 本当にあった怖い名無し[sage] : 2013/09/11(水) 12:24:16.45 ID:sXth/BcE0
기성품은 어느 정도 미리 만들어 둘 수 있지만,
특별품은 사후 주문이 들어가서 시체가 썩기 전에
바로 준비를 해야만 하는데, 그 여성은 특별품이라도
주문이 들어가면 반드시 다음날에는 관을 만들어 올렸던 거야.
외관도 그냥 상자가 아니라 장식도 확실하게 다 들어가서,
결코 하룻밤만에 만들었다고는 생각할 수 없는 물건이었다고...
그리고 마침 그 무렵, 의문사가 연달아 일어났고
그녀는 그 주문을 모두 소화해냈다고 해.
그렇게 최종적으로 특별품의 주문이 그녀에게만 가게 됐고,
점점 사욕을 채워가던 그녀는 다른 관집이나 주변 농민들에게
미움을 사게 되어 최후엔 젊은 나이에 끔찍하게 참상달했다나 봐.
수많은 사람들에게 농기구나 공구로 원형을 알아볼 수 없을 만큼
무참히 살해당한 그녀는 논밭의 비료로 써였다고...
아버지는 여기서부턴 자신의 예상인데,
아마 그가 논에서 경직되어 있던 것도 그 때문이 아니냐며,
손짓했던 여성은 그 여성이 아니었을까 하셨어.
뭐, 말도 안 되는 얘기일 수도 있고
여기까진 할아버지가 만들어낸 걸 수도 있다,
지금까지 한 얘긴 아는 사람도 있겠지만 이제부턴 할아버지한테만
들었던 거라면서 아버지는 말을 이었어.
그 여자가 죽은 이후 관집 사람들이 그녀의 집으로 들이닥쳤대.
어떻게 특별품이 그런 단기간에 만들어질 수 있었는지,
무슨 특수한 도구나 방법이라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여기저기를 뒤졌다는 거야.
328 : 本当にあった怖い名無し[sage] : 2013/09/11(水) 12:31:36.65 ID:sXth/BcE0
그러자 그 집에서 만들다만 특별품 관과 본 적 없는 제단이 있었대.
특별품이라 함든 돌아가신 분들이 가지각색이기 때문에
하나하나의 크기와 형태가 달라.
그런데도 상관없이 그녀가 특별품을 먼저 만들어냈던 것에
모두가 의심을 품고 있었어.
그러던 중 의문사가 일어났지.
관집들이 혹시나 하는 생각에 그녀의 만들다만 관을 보러 갔는데
극소의 차이도 없이 딱 맞아떨어졌다는 거야.
어쩌면 그녀가 특별품의 주문을 받으려고 어떠한 방법이나 저주로
의문사를 불러 일으켰던 걸지도 몰라.
또한 그것이 이번에 죽은 내 친구에게 때마침 들이닥쳤던 것이 아니었을까.
...그런 말과 함께 입을 닫았어.
죽은 그의 부모는 이 지역 사람이 아니었기에 이 얘길 몰랐겠지.
이 얘기는 아직까지도 친구에게도 얘기한 적이 없어.
다만, 더 이상은 혼자 담아두는 것이
너무 힘들어서 이곳에 쓰게 된 것뿐이야.
장문에다 알기 힘들게 썼을지도 몰라.
미안.
그때 그를 막았었다면 하는 생각이 지금도 들지만, 솔직히 무서웠어.
몸도 차가웠고 눈도 깜빡이지 않고 당장 돌아가겠다던 그에게서
어떻게든 벗어나고 싶었다.
정말 미안해.
읽어주신 모든 분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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