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괴담] 이상한 동급생 N
번역: NENA(네나)
이건 지금으로부터 20년 이상 이전,
아직 제가 중학생이었을 적 이야기입니다.
앞으로 며칠 후면 여름방학이 끝나던 어느날.
남동생과 저는 어머니가 운전하는 차로 근처 시민 수영장에 가게됐습니다.
확실하게는 기억나지 않지만 얼마남지 않은 여름방학을 만끽하기 위해
동생과 둘이서 어머니를 졸랐던거 같아요.
그리고 수영장에 도착.
어머니는 수영장 사이드에 있었고,
저랑 동생만 수영장에 들어가 놀았습니다.
얼마나 놀았을까, 누군가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들려 그쪽으로 돌아보니
그곳에 중학교 동급생 1명이 서 있었어요.
그 아이(임시로 N이라고 할게요)와는
특별히 사이가 좋았던 것도 아니었고, 같은 반이 된 적도 없었습니다.
제 친구들이 N과 초등학교가 같았기에
몇 번 정도 잠깐 말을 주고받았던 적이 있을 뿐.
「우연이네.」
라고 말하자 N이,
「나도 같이 놀아도 돼?」
라고 물어봤어요.
물론 딱히 거절할 이유도 없었고,
동생이랑 단 둘보다는 N도 같이 있는 것이 더 재밌을 것 같았습니다.
그 이후론 계속 셋이서 놀게됐어요.
이윽고 저녁무렵이 되어 집으로 돌아가게 됐는데,
N은 혼자서 수영장에 놀러 왔었던거라
우리집 차로 같이 돌아가게 됐습니다.
도중에 어머니가 N의 집 위치를 묻자
「이 길 오른쪽」
「거기서 왼쪽」
「저 길을 쭉 가서」
등등 길안내를 해줬어요.
어머니는 그대로 길을 달렸고,
얼마 안 가 이상하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아까부터 같은 길을 뱅뱅 돌고 있던 거에요.
어머니가 그것에 대해 지적하자 N은
「하지만 이 길이 맞는걸.」
이러는 거에요.
그래서 다시 N의 말대로 달렸고…
하지만 역시 또 아까랑 같은 길….
결국엔 제가
「적당히 하지 못해!」
라며 소릴 질렀고 N은
「미안해, 하지만 아빠랑 엄마가
집에 갈 땐 이 길만 다녀야 한다고 해서….」
라는 말을 했습니다.
그 다음 이어서
「이 길 앞의 터널 근처에서 내릴게요.」
라며 어머니를 향해 중얼거리듯 말했습니다.
결국 N은 터널 앞에 내렸고, 그날은 그걸로 끝이 났어요.
단지 N이 차에서 내리고 나서 어머니가
「저 터널 너머로 집 같은게 있던가?」
라며 고개를 갸우뚱 하던게 신경쓰였을 뿐….
그렇게 여름방학이 끝나고 개학식 날.
어쩐지 계속 신경쓰이던 저는
N과 같은 초등학교였던 친구들에게 수영장에서 있었던 이야길 했어요.
그러자 친구들이 N은 부모님이 모두 어릴 적에 돌아가셔서
할머니하고만 산다고 하는게 아니겠어요.
더욱이 놀랐던 건 그 할머니는 여름방학 중에 돌아가셨다는 거에요.
그 돌아가신 날짜를 물어보니 저랑 N이 만났던 날로부터 얼마 전….
상식적으로 생각했을때 집안사람이 죽은 직후에
수영장 같은데로 놀러가지 않지 않나요?
보호자인 할머니가 돌아가셨기 때문에
N은 신학기를 저희들과 보내지 못했고 다른 친척에게 맡겨졌다고 해요.
물론 여름방학 개학식 날에 N은
이미 친척에게 맡겨진 이후라 학교엔 오지 않았습니다.
저도 수영장 일 이후로 N과는 만난 적이 없어요.
결국 그날의 일은 지금 생각해봐도 뭐가 뭔지 전혀 알 수 없습니다.
왜 할머니가 돌아가셨는데도 혼자서 수영장에 왔던 것인지?
오래전에 돌아가셨던 부모님에게 「이 길만 다녀야 한다」 며
주의받았다는 건 무슨 의미인 건지?
그리고 몇 번이나 같은 길을 뱅뱅 돌았던 의미는?
N의 의미불명스런 언동과 할머니가 돌아가신 것에
서로 인과관계가 있었던 것인지도 지금으로선 모르겠습니다.
아니 애초에 제가 수영장에서 만났던 게 정말로 N이 맞았을까요?
차근차근 생각해보니
그 무렵엔 이미 친척 집으로 맡겨진 게 아니었을지?
하지만 확실히 생김새는 N이 분명했어요…
저에 대해서도 알고 있었고.
전혀 의미를 알 수 없는 것들 천지지만,
이것은 제가 경험했던 신기한 이야기 중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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