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괴담] 이상한 꿈과 전화
번역: NENA(네나)
이것은 내가 결혼하고
1년 정도 지났을 무렵에 일어난 신기한 체험.
그때 나는 마침 일이 바빴던 시기로
일찍 출근해 집에 가면 항상 늦은 시간이었죠.
늦게 들어올 나를 기다리고 이른 아침에 배웅해야했던 생활로
아내에겐 이른 신혼때부터 민폐를 끼쳤던 것 같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일이 끝나고 집 소파에서
느긋하게 누워있다가 어느샌가 잠이 들어 꿈을 꿨어요.
꿈에서 귀가도중 갑자기 현기증이 덮쳐온 거예요.
현기증이 점점 강해지자 위험을 감지한 나는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 아내에게 휴대폰으로 전화를 걸었습니다.
그런데 전화해서 아내가 받긴 했지만,
그냥 무언으로 아무말도 하지 않는 거에요.
전혀 아무런 응답이 없었습니다.
영문도 모른채 내 의식은 그렇게 사라졌어요.
정신이 들자 아침이었습니다.
몸상태도 평범했고 피곤해서 그런 꿈을 꿨나보다... 하고
그냥 일하러 갈 준비를 했죠.
그러고 있자니 출근전에 갑자기 아내가
「밤에 핸드폰으로 전화했어?」
라고 묻는거에요.
하지만 착신이력이 있던 그 시간엔
이미 저는 집 소파에서 자고 있었을 때라, 그런 적이 없다고 했죠.
아내도 전화가 울렸을 시각에 제가 집에서 자고 있던 걸
확인했기에 납득한 것처럼 보였습니다.
저는 내심 '꿈에선 전화했었지만~' 하며 이런 신기한 일도 있네
라는 생각을 하면서 출근했습니다.
그날도 늦게까지 일을 하고 집으로 돌아와
이불에 누워 수면을 취했습니다.
그러자 또 회사에서 집으로 돌아가는 꿈을 꿨어요.
설마하는 생각을 하고 있자니 역시 기분이 안 좋아졌고,
또다시 아내에게 휴대폰으로 전화를 걸었죠.
저번 꿈과 완전히 똑같은 상황이었어요.
그리고 아내는 전화를 받았지만 이번에도 대답이 없었습니다.
눈을 뜨니 아침이었고요.
다음날, 아내의 휴대폰에 저번처럼 제 착신이력이 남아있는 거에요.
확실히 기분나쁜 느낌이 들었지만, 착신은 제것이었기에
아내는 특별히 신경쓰지 않는 분위기였어요.
그 다음날도 비슷하게 일하러 갔다가
집으로 와서 피곤에 절어 바로 잠들었습니다.
그러자 믿을 수 없게도 3일 연속으로 똑같이
제가 회사에서 집으로 귀가하다가 기분이 안좋아져서
아내에게 전화했지만 아무말도 안하던 그 꿈을 또 꿨어요.
아내의 휴대폰에도 3일 연속으로 제 착신이력이 있었습니다.
단지 유일하게 달랐던 건 3일째는 아내가 밤중에 화장실에 가려고
눈을 떴는데 휴대폰이 울려서 급하게 받았던 거에요.
전화너머론 제가 괴로운듯한 신음소리를 내는 것이 들렸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 당사자인 저는 침대에서 쿨쿨 잘 자고 있었어요.
아내는 이게 무슨 일인가 싶어 제 이름을 불러보니
전화는 그대로 뚝….
이렇게 몇번이나 이상한 현상이 일어나자, 서로 찝찝한 느낌은 들었지만
어쨌든 일이 바쁜 시기이기도 했기에 일단은 그냥 출근하기로 했죠.
그리고 그날의 퇴근길에는 이변이 일어났습니다.
이번엔 꿈이 아닌 귀가길에 진짜로 제 기분이 갑자기 안 좋아지면서
현기증과 토기가 덮쳐들어 쓰러질 지경이 된 거에요.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 서둘러 아내의 휴대폰으로
전화를 걸었지만 의식이 멀어지고 있었습니다.
정신을 차려보니 저는 병원 침대 위에서 링겔을 맞고 있었어요.
의사 이야기로는 과다업무에 의한 과로라더군요.
확실히 신혼초에 신혼여행을 나갈 틈이 없을 정도로 일에 파뭍혀 있었고,
일요일이나 빨간날에도 거의 일 때문에 나가있었으니
확실하게 과다업무긴 했습니다.
아내는 휴대폰에 제 착신이 뜬 순간,
뭔가 일이 터졌다는 걸 직감했다고 해요.
요 3일 간 있었던 일은 제가 쓰러질 것을 예견하는 것이 아니었을까,
아내는 지금도 그렇게 말합니다.
제가 쓰러진 이후로 회사측도 활동방향을 조금 바꿔
휴식을 취할 수 있게 됐습니다.
쌓인 유급휴가를 신청하여 1주일 정도 쉬고
하와이로 늦은 신혼여행을 다녀왔어요.
상쾌하게 리프레쉬한 저는 회사로 복귀하여
현재도 그곳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이후 그 악몽은 꾸지 않아요.
아니, 그건 악몽이었던 걸까요? 아니면 예지몽이었을지….
어쨌든 뭔가 신기한 체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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