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괴담] 간간사라 姦姦蛇螺 3
번역: NENA(네나)
714: 姦姦蛇螺(8/20) 2011/06/26(日) 13:46:51.04 ID:0WuN67Vj0
바로 그때.
딸랑 딸랑 ! ! 딸랑 딸랑 ! !
엄청난 음량의 방울 소리가 사방에 울려퍼지며,
울타리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뭐지....!? 어디서냐고....!?
나와 B는 패닉 상태가 되면서도 주변을 확인했다.
입구와는 반대, 산으로 향하는 방향에서부터 울려 퍼지며
가까이 다가오고 있는 건지 소리와 흔들림이 점점 거세지고 있었다.
나 「위험해, 위험해!」
B 「아직 멀었어? 빨리 와!!」
우리의 말이 쓸데없이 A를 더욱 혼란스럽게 만든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재촉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A는 정신없이 필사적으로 울타리를 기어올랐다.
A가 마침내 거의 다 올라왔을 그때, 나와 B의 시선은 그곳에 없었다.
덜덜 떠는 몸에서는 땀이 분출했고 목소리도 나오지 않았다.
그것을 깨달은 A도 울타리 위에서 우리가 보고 있는 방향을 봤다.
산 쪽 방향으로 줄줄이 이어지는 울타리를 따라 그 끝에,
거기다 이쪽 측에 '놈'이 달라붙어 있었다.
얼굴뿐인가 생각한 그것은 알몸의 상반신만 있었고, 왼팔오른팔이 각각 3개씩 있었다.
그것들로 요령 좋게 밧줄과 가시철사를 움켜쥐고 입을 벌린 채로
둥지를 넘나드는 거미처럼 이쪽을 향해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그야말로 차원이 다른 공포.
「우와아아아아아!!」
A가 즉시 위에서 뛰어내리며 나와 B 쪽으로 굴러왔다.
그제야 겨우 정신을 차린 우리는, 곧바로 A를 일으켜 단숨에 입구 쪽으로 달려갔다.
뒤는 보지 않았다. 오로지 앞만 본 채 미친 듯이 필사적으로 달렸다.
전력으로 달리면 30분도 걸리지 않을 텐데, 벌써 몇 시간이나 달린 것 같은 기분이었다.
입구가 보이기 시작하자 뭔가의 인영(人影)도 보였다.
잠깐, 설마... 셋 모두 급정지하며 숨을 삼키고 그림자를 확인했다.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몇 명인가 모여있었다. 그놈이 아니야!
그렇게 확인이 끝난 순간, 또다시 뛰쳐나가 그 사람들 안으로 뛰어들었다.
「이봐! 나왔다!」
「설마... 진짜로 그 울타리 안으로 들어간 거야!?」
「거기─! 서둘러서 부인에게 알려줘!」
모여있던 사람들은 시끌벅적한 모습으로 우리들에게 달려왔다.
뭐라고 말을 거는지 바로 알지 못할 만큼,
셋 모두 머릿속이 새하얀 방심 상태였다.
그대로 우리들은 차에 태워졌고,
이미 3시를 훌쩍 넘긴 것과 상관없이 행사 때나 쓰이는 집회소로 가게 됐다.
안으로 들어가자 그곳엔 내 어머니와 누나가, A는 아버지, B는 어머니가 와있었다.
B의 어머니는 그렇다 쳐도 변변한 대화조차 없었던 내 어머니까지 울고 있었고,
A도 이때의 아버지의 표정은 평소 본 적이 없는 것이라고 했다.
B어머니 「다들 무사했구나...! 다행이야....!」
B의 어머니와는 달리 나는 어머니에게 마구 맞았고, A도 아버지에게 맞았다.
그러나 지금까지 들은 적 없던 따뜻한 말을 들었다.
얼마간 각자의 가족들과의 대면 후, B의 어머니가 입을 열었다.
B어머니 「미안합니다. 이번의 일은 우리 남편, 나아가서는 저의 책임입니다.
진심으로 죄송했습니다....! 정말로....」
B어머니는 몇 번이나 머리를 숙였다.
남의 집이라고는 해도 아이 앞에서 부모가 그런 모습을 보이는 것은,
역시 좋지 않은 기분이었다.
A아버지 「그만 됐어요, 부인. 이렇게 다들 무사하니까.」
우리엄마 「그래요. 당신 탓이 아니야.」
그 후엔 거의 부모끼리 얘기가 진행됐고, 우리는 그저 멍하니 있었다.
시간이 늦은 것도 있어서 서로의 무사함을 확인하고 끝... 이라는 느낌이랄까.
그때는 아무런 설명도 하지 않은 채 해산하게 됐다.
아침이 밝아 온 다음 날 점심 무렵.
누나가 나를 두들겨 깨웠다.
눈을 뜨자, 어젯밤의 후편이 시작됐냐고 할 정도로 누나의 표정이 굳어있었다.
나 「뭔데?」
누나 「B어머니한테서 전화. 큰일이 생겨버렸어.」
수화기를 받아들고 전화를 받자, 서슬퍼런 외침소리가 들려왔다.
B어머니 「B가... B가 이상해! 어젯밤 거기서 뭐 했어!?
울타리 안으로 들어간 것뿐만이 아닌 거니!?」
이대로는 제대로 대화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었기에
일단 전화를 끊은 나는 B의 집으로 향했다.
같은 전화를 받았다는 듯, A도 오고 있어서 둘이서 B의 어머니에게 이야기를 들었다.
얘기에 의하면, B는 어젯밤 집에 돌아오고부터
갑자기 양손양발이 아프다며 소리 지르기 시작했다.
아파서 움직일 수 없어서 그런 것인지 양손양발을 쫙 펼친 상태로 쓰러졌고
그 자세로 아파, 아프다며 몸부림치며 굴러다녔다는 것이다.
어머니가 어떻게든 대응해보려 해도,
그저 아프다는 외침밖에 없어서 의미를 알 수 없었다.
필사적으로 방까지는 옮겼지만 계속 그 상태가 지속되고 있어서
우리는 어떤 상태인가 하는 생각에 전화를 했다는 것.
얘기를 듣고 곧바로 B의 방으로 향하자, 계단에서부터 외침소리가 들려왔다.
아파, 아프다고! 라는 말만이 반복됐고
방으로 들어가자 역시나 손발은 쫙 펼친 채 몸부림치고 있는 B가 있었다.
나 「B! 왜 그래!」
A 「정신차려! 어떻게 된 거야!」
우리가 불러도 아프다는 외침뿐, 시선조차 마주치지 않았다.
대체 어떻게 된 거야... 나와 A는 뭐가 어떻게 된 건지 전혀 알 수 없었다.
일단 어머니가 있는 곳으로 되돌아가자,
아까와는 딴판으로 조용한 어조로 말했다.
B어머니 「그곳에서 뭘 했는지 얘기 좀 해줄래?
그걸로 전부 알 수 있으니까. 어젯밤, 그곳에서 뭘 했어?」
무엇을 묻고 있는지는 물론 잘 알지만, 대답하기 위해
'그것'을 다시 떠올려야만 하는 것 자체가 고통이었기에 제대로 전할 수 없었다.
그보다는, '그것'을 봤다는 것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탓에
무엇이 원인이었는지가 완전히 빠져버린 것이다.
뭘 봤는지가 아닌, '무엇을 했는지'를 묻는 B의 어머니는
그것을 지적하고 있는 것만 같았다.
B의 어머니의 질문에
우리는 어떻게든 어젯밤의 일을 떠올리며 원인을 찾았다.
무엇을 봤는가? 였다면,
우리들도 지금의 B와 똑같은 상태가 되어있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무엇을 했는가? 라는 질문이어도,
그것에 대해선 거의 같은 행동을 취했을 터였다.
상자도 우리들 모두 손을 댔고, 페트병 같은 것도 일단 모두 한 번씩 만져봤다.
나머지는... 그 이쑤시개.....?
우리 둘은 깨달았다. 그래, 이쑤시개다.
그것은 B만이 손을 댔고, 형태도 흐트러져버렸다.
거기다 원래대로 되돌리지도 않았잖아.
우리들은 그것을 B의 어머니에게 전했다.
그러자 순식간에 표정이 변하며 몸을 떨기 시작하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 곧바로 선반 서랍에서 무언가의 종이를 꺼내 들고,
그것을 보며 어딘가로 전화를 걸었다. 나와 A는 상황을 지켜보는 수밖에 없었다.
─ 다음편으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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