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괴담] 간간사라 姦姦蛇螺 2
번역: NENA(네나)
710: 姦姦蛇螺(4/20) 2011/06/26(日) 13:42:11.69 ID:0WuN67Vj0
A 「그런 것 같지... 컬트 교단이라면 뭔가 이상한 장치 같은 것도 갖고 있을 테니까.」
소리로 보건대 여러 명이 아닌
혼자서 계속 우리를 따라붙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잠시동안 발을 멈추고 생각해 보니,
어설프게 정체를 찾으려 하는 건 위험하다는 판단에
일단은 주변을 경계하며 그대로 앞으로 전진하기로 했다.
그로부터 계속 소리가 따라붙은 채로 앞으로 나아갔는데,
드디어 울타리가 보이기 시작하자 소리 같은 건 별로 상관없어졌다.
소리 이상으로 그 울타리의 상태가 훨씬 의미불명했기에.
셋 모두 보는 건 처음이었는데, 과연 상상 이상의 것이었다.
동시에 지금까지 없었던 어느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평소 유령 따위 바보취급하며 살던 우리들이 봐도 저 앞에 있는 것이
현실적인 것이 아니란 것을 시사하고 있다고밖에 생각할 수 없다.
그것도 장난이 아닌 진짜로 위험한 것이.
설마 그런 쪽 의미로 까닭 있는 장소인 것인가...?
숲으로 들어와서 처음으로,
지금 우리가 위험한 곳에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A 「야, 이걸 부수고 안으로 들어가자는 거야? 누가 봐도 평범한 게 아니잖아 이거!」
B 「시끄럽긴, 이따위 걸로 쫄지 말란 말이야!」
울타리의 심상찮은 분위기에 두려움을 느낀 나와 A에게 고함치며
B는 가져온 도구들로 울타리를 부수기 시작했다.
파괴음보다도 주변에 울려퍼지는 무수한 방울 소리가 엄청났다.
그러나 이 정도일 줄은 상상도 못 했기 때문에 지참해 온 도구로는 빈약하기 짝이 없었다.
아니, 부자연스러울 정도로 견고했던 것이다.
특수한 재료라도 써서 만들었나 싶을 만큼 조금도 꿈쩍하지 않았다.
결국 기어오를 수밖에 없었는데, 굵은 밧줄 덕분에 오르는 건 비교적 간단했다.
그런데 울타리를 넘어간 찰나, 말도 못 하게 엄청난 위화감을 느꼈다.
폐색감이라고 해야 할까, 우리에 갇혀있는 것만 같은 답답함이 덮쳐든 것이다.
A와 B도 똑같은 듯, 앞으로 발을 내딛는 걸 망설였지만
울타리를 넘어버린 이상 이제 앞으로 갈 수밖에 없다.
앞으로 가기 위해 걷기 시작하자마자, 셋 모두 깨달아버렸다.
계속 따라다니던 '소리'가, 울타리를 넘고나서부터 딱 멈춰버린 것을.
솔직히 그딴 건 이제 어떻게 되든 상관없다고까지 여겨질 만큼
꺼림칙한 분위기였지만, A가 내뱉은 말로 한층 더 꺼림칙함이 커졌다.
A 「혹시말야, 그 새끼... 계속 여기 있던 거 아냐?
이 울타리, 당장 여기서 보이는 부분만 봐도 출입구 같은 게 전혀 없잖아.
그래서 가까이 오지 못한 게.....」
B 「그럴 리가 있어. 우리들이 소리의 움직임을 눈치챈 곳조차
여기서는 이제 보이지도 않아. 그런데 들어온 시점부터
우리들의 상태를 알 수 있을 리가 없잖아.」
평범하게 생각해 보면 B의 말이 옳다.
금지구역과 숲의 입구는 상당히 떨어져 있다.
시간적으로도 40분 정도라고 썼는데, 우리가 느릿느릿 걸은 것도 아니고
거리적으로 따지면 상당한 숫자가 된다.
하지만... '그것'이 현실적인 게 아닐 수도...
그런 생각이 스쳤던 터라 A의 말을 머리로는 부정할 수 없었다.
울타리를 보고부터 절대로 위험하다는 걸 느끼기 시작한 나와 A를
곁눈질로 보고 있는 B만이 전혀 기세가 죽지 않아있었다.
B 「귀신인지 뭔지 모르겠지만,
네 말대로라 치면 그놈은 이 울타리에서 못 나간다는 얘기잖아?
그런 놈들은 뭐 별 것도 아냐.」
그렇게 말하며 안쪽으로 나아갔다.
울타리를 넘고 나서 2, 30분 걸었을까,
희미하게 반대 측 울타리가 보이기 시작했는데 이상한 것을 발견했다.
특정한 6그루의 나무에 금줄이 쳐져있고,
그 6그루의 나무를 6개의 줄로 묶은 육각형의 공간이 만들어져 있다.
울타리에 쳐져있던 것과는 또 별개의, 정식적인 느낌의 시데도 걸려있었다.
그리고 그 중앙에 새전함 같은 것이 덩그러니 놓여있다.
그것이 눈에 들어온 순간, 셋 모두 말을 잃었다.
특히 나와 A는 진짜로 큰일이 나버렸다고, 조급함마저 느꼈다.
아무리 바보 같은 우리라도 금줄이 보통 어떤 곳에서
무엇을 위해 쓰이는 건지 대충은 알고 있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도 이곳을 출입금지 시킨 것은 틀림없이 눈앞의 이 광경 때문이다.
우리들은 마침내 갈 때까지 가버리고 만 셈이었다.
나 「너네 친부가 말한 게, 아마 저거겠지?」
A 「날뛰어보라니 절대 무리. 명백하게 위험해 보이잖아.」
그러나, B는 강경한 자세를 잃지 않았다.
B 「딱히 나쁜 거라고 단정 지을 순 없어.
일단 저 상자나 보러 가보자고! 보물이라도 들어있을지도 몰라.」
B는 줄을 빠져나가 육각형 안으로 들어가서 상자 근처로 다가갔다.
나와 A는 상자보다도 B가 무슨 일을 저지를지가 불안했지만
어쨌든 B의 뒤를 따라갔다.
밖에서 방치된 채 눈비를 맞아서인지 상자는 녹 투성이었다.
상부는 뚜껑으로 되어있고 그물망으로 안이 보였다.
그러나 뚜껑 밑에 또 판이 깔려있어서 결국은 볼 수 없었다.
거기다 상자에는 초크인지 뭔지로 대단해 보이는 것이 그려져 있었다.
아마도 가문(家紋)? 적인 의미로 여겨지는데,
전후좌우 각각의 면에 몇 개나 문장(紋所) 같은 것이 있었고,
거기다 전부 다른 것들로 겹치는 것이 단 한 개도 없었다.
나와 A는 극력을 짜내 건드리지 않도록 노력하며,
상관없이 마구 만져대는 B에게도 난폭하게 다루지 말라고 주의를 주며 살펴봤다.
아무래도 지면에 바닥을 직접 고정시켜 둔 듯,
큰 무게는 느껴지지 않는데도 들어 올려지지 않았다.
내용물을 어떻게 볼지 구석구석 체크해 보니
뒤쪽의 면만 뺄 수 있도록 되어있다는 걸 깨달았다.
B 「옷, 여기만 빠진다! 안이 보여!」
B가 상자의 한 면을 빼냈고, 나와 A도 B의 뒤쪽에서 안을 들여다봤다.
상자 안에는 네 모퉁이에 페트병 같은 형태의 항아리? 가 놓여있었고,
그 안에는 뭔가 액체가 들어있었다.
상자 중앙으로 선단이 빨갛게 칠해진 5센티 정도의 이쑤시개 같은 것이
이상한 형태로 놓여있었다.
/\/\>
이러한 형태로 6개가. 서로 접하는 4군데만 빨갛게 칠해져 있었다.
나 「뭐야 이거? 이쑤시개인가?」
A 「야, 페트병 같은 거 안에 뭔가 들어있어. 기분 나쁘다.」
B 「여기까지 와서 페트병이랑 이쑤시개냐고요. 의미를 알 수 없네.」
나와 A는 페트병 같은 항아리를 조금 만져봤을 정도였지만,
B는 아얘 손으로 꺼내 들고 냄새를 맡았다.
원래대로 되돌려놓은 뒤, 이번에는 /\/\> 를 만지려고 손을 뻗었다.
그런데 땀이 난 탓인지 손 끝에 한 순간 달라붙어서
그 탓에 손을 뗏을 땐 형태가 삐뚤어져버렸다.
그 순간,
딸랑 딸랑 ! ! 딸랑 딸랑 ! !
우리들이 왔던 쪽과는 반대,
육각형 지점에서 더 안쪽으로 희미하게 보이는 울타리 쪽에서
정말 엄청난 기세로 방울 소리가 울려퍼졌다.
확실히 이런 사태가 되자 셋 모두 우왁 소리치며 쫄아버렸고
일제히 얼굴을 마주봤다.
B 「대체 누구야, 제기랄! 까불지 말란 말이야!」
B는 그 방향으로 달려나갔다.
나 「저 바보, 그쪽으로 가지 마!」
A 「B! 위험하다니까!」
허둥지둥 뒤를 따르려 준비하는데,
B가 갑자기 멈춰서서 전방으로 손전등을 향한 채 움직이지 않았다.
「뭐야, 장난이었어?」 나와 A가 한숨을 돌리며 서둘러 가까이 다가갔는데,
B의 몸이 잘게 떨리고 있었다.
「어, 어이, 왜 그래....?」 말하면서 무의식적으로 비춰지고 있는 곳을 봤다.
B의 손전등은 늘어선 나무 중 한 그루,
그 뿌리 근처를 비추고 있었다.
그 그늘에서 여자의 얼굴이 이쪽을 노려 보고 있는 것이다!
불쑥 얼굴 절반만을 내놓은 채,
눈부셔하는 기색도 없이 우리를 바라보고 있었다.
위아래 이빨을 드러내듯이 입을 벌리고는 눈은 고정된 채 움직이지 않았다.
「우와아아아아아악!!」
누구의 것인지 알 수 없는 비명과 동시에, 우리는 일제히 뒤를 돌아 달렸다.
머릿속은 이미 새하얬고 몸이 멋대로 최선의 행동을 취한 것 같은 느낌이었다.
서로를 살펴볼 여유도 없이 각자 필사적으로 울타리를 향해 달렸다.
울타리가 보이자 단번에 뛰어들며 허겁지겁 기어올랐다.
위쪽에서 다시 한번에 뛰어내려 곧바로 입구로 되돌아가려고 했다.
그런데 혼란스러운지 A가 울타리를 잘 올라오지 못했고,
좀처럼 우리쪽으로 오지 않았다.
나 「A! 빨리!!」
B 「어이! 빨리해!!」
A를 기다리면서 나와 B는 어떻게 해야 좋을지 알 수 없었다.
나 「대체 뭔데 저거!? 뭐냐고!?」
B 「몰라, 닥쳐!!」
완전히 패닉 상태였다.
─ 다음편으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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