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괴담] 대나무숲에서 2 (후일담/끝)
번역: NENA(네나)
【洒落怖】竹林で~後日談~
25 :25?:2001/06/30(土) 23:29 follower(5)
「대나무숲에서」 를 투고한 사람입니다. 아주 오랜만... 이네요.
그 이야기, 대강은 실제 체험이 포함된 실화라고 하긴 했는데
이번에 좀 진짜로 그냥 넘어갈 수 없는 체험을 했기 때문에
그것과 함께 투고합니다.
누가 거짓말이라고 딴지 좀 걸어줘 제발...
26 :25(1/7):2001/06/30(土) 23:30
전전주말, 술을 꽤 마시고 돌아갈 일이 있었는데,
그날은 평소와 다른 길로 밤중에 헤롱거리면서 반쯤 취한 상태로
혼자서 걸어서 돌아가고 있었거든요.
아참, 먼저 「대나무숲에서」 전편을 읽어주셔야 합니다.
이건 그 후일담이니까...
그 길은 제가 다니던 초등학교의 뒷길로
벌써 꽤 오랜 기간 그 길을 쓴 적이 없었죠.
강을 끼고 그 건너편에는 공장이 세워져 있습니다.
그래요, 그 대나무숲이 있던 땅이....
공장이 눈에 들어온 순간, 몸이 조금 떨려왔습니다.
어찌됐든 그 꺼림칙한 사건의 전말을
하필이면 2ch에 써버리고 만 전과가 제 자신에게 있었기에.
생각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었는데
대체 무슨 변덕인지 다시는 절대로 가지 않겠다고 다짐했던 길로
들어서버리고 만 것이었죠.
이미 완전히 어두워져서
공장 외등의 어슴푸레한 빛밖에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거기서 제가 보고만 겁니다.
그 대나무숲이 없어지지 않고 그대로 남아있던 것을....
10년 전, 그 사건 이후로 친구의 충고대로
대나무숲에는 가지도 그 옆을 지나는 일조차 없었단 말이죠.
그래서 아무래도 기억이 멋대로 왜곡되어 있었나봐요.
대나무숲은 없어지거나 하지 않았던 거야....
평소의 상태였다면 속공 달리기로 빠르게 도망쳤겠지만
어쨌든 그땐 취해있었으니까. 이상한 사명감도 있었겠죠, 아마... 바보같이.
맞은편 물가까지 이어지는 낡은 콘크리트 다리가 있는데,
무슨 생각을 했는지 그걸 건너고 만 거예요. 그 대나무숲으로 가기 위해서.
초등학교 때 모두가 담력시험으로 썼던 대나무숲.
다만 저 자신은 직접 간 것이 처음이었습니다.
그 사건 전에 멀리서 조금 본 것이 다였죠.
어른이 된 지금, 밖에서 보니 퍽이나 작아 보였습니다.
대나무숲을 둘러싸듯이 빽빽한 녹색의 벽이 뒤덮여 있는 것처럼 보였는데,
근처까지 다가가니 그것은 주변에 배치된 펜스에 군생하는
양치식물이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
다리는 부들부들 떨렸지만
저는 펜스를 훌쩍 뛰어넘어 대나무숲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무언가에 홀렸다고밖에 생각할 수 없어요.
풀이 온통 우거져 있어서 안은 아주 어두컴컴했습니다.
그래서 일단은 공장의 외등을 향해 나아갔습니다.
그러자 바로 옆에 '그 집' 이 있었어요.
밖에서는 전혀 보이지 않았는데...
그쯤 되자 발이 멈춰버렸습니다.
진짜로 있을 줄이야. 아니, 정말로 아직 남아있을 줄이야.
여기서 O의 어머니가....
무의식 속에 저도 모르게 손을 마주쳐 합장했습니다.
그리고 끝냈으면 좋았을 텐데,
그 집 안으로 들어가 보자는 생각이 든 겁니다.
그 이야기를 불특정 다수의 사람에게 말해버렸으니...
더 이상은 부외자라고는 할 수 없다,
마음의 짐을 덜기 위해서라도 내가 안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그렇게 생각해서.... 아마도.
아니지, 주정뱅이가 거기까지 생각하긴 힘들었으려나요.
문은 미닫이 형태의 나무로 된 쪽문으로, 잠겨있지는(애초에 진짜로 집이 반쯤 삭았음)
않았지만 묘하게 무거웠어요.
단숨에 옆으로 밀고 안을 들여다봤습니다.
집 안은 그저 암흑이라 처음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저는 집 안으로 들어갔고, 금방 뭔가에 걸려 넘어질뻔했습니다.
어떻게 완전히 넘어지지는 않았지만
비틀비틀, 그대로 집 안쪽 깊숙한 곳까지 들어가버린거죠.
여기저기에 뭔가 딱딱한 것이 발에 부딪혔습니다.
얼마동안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지만, 눈이 익숙해짐에 따라 저는....
집안 곳곳에 빽빽이 늘어서있는
이상할 만큼 엄청난 수의 지장이 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지장 지장 지장 지장 지장 지장 지장 지장 지장 지장 지장 지장 지장 지장
지장 지장 지장 지장 지장 지장 지장 지장 지장 지장 지장 지장 지장 지장
지장 지장 지장 지장 지장 지장 지장 지장 지장 지장 지장 지장 지장 지장!!!
심장이 거의 멈출 뻔했어요.
순간, 지장들이 전부 나를 보고 있어! 라는 생각에 그 자리에 주저앉을 뻔했지만
그들의 시선은 집안의 다른 한 점에 묶여있었습니다.
뭔가 있나!? 라는 생각에 그쪽을 봤지만... 그 공간에는 아무것도 없었죠.
다만 그 공간의 윗부분. 잠깐 시선을 주니, 그곳에는
이 집을 관통하듯이 쭉 뻗어있는 긴 들보(梁)가 존재했고
그것은 사람 한 명 정도가 간단히 매달릴 정도로 굵었습니다.
저는 그곳에 「무엇이 있었는지」 를 손쉽게 상상할 수 있었죠...!
술기운과 한기로 토기가 밀려와서
입가를 누르고 있던 제 귓가에 확실하게
「엄마?」
라고 하는 작은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저도 모르게 돌아보자 집의 입구,
들어와서 바로 근처에 서있던 것은...
틀림없는 당시와 전혀 변함없는 모습의 O, 그 아이가!!
O는 둥그런 눈을 꾸득, 소리가 날 정도로 명확하게 일그러트렸고,
그리고... 이해돼버렸어요.
그가
( 「엄청난 목소리로 울부짖는 O가」 )
다음 순간에 울부짖으려고 하고 있는 것이!
대나무숲에서 어떻게 빠져나왔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습니다.
정신을 차리니 토악질을 하며 항상 다니던 길을 전력으로 달리고 있었습니다.
이것이 2주 전? 의 일이에요. 팔이 상처투성이더라고요.
많이 고민해 봤지만 아마 착각이거나 꿈이었을 거라고 생각해서
여기에 투고하고 전부 없었던 일로 하기로 했습니다.
나무아미...그만 잊을래요. 누가 이성적인 태클 좀 걸어주세요.
진짜로 울기 직전입니다, 요 최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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