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괴담] 대나무숲에서 1
번역: NENA(네나)
【洒落怖】竹林で~その1~
7: 6 2001/01/30(火) 20:41
초등학생 시절의 이야기입니다.
내가 다니던 초등학교 옆에는 죽림(대나무숲)이 있었는데
'그곳에는 이상한 사람이 나오니까 가면 안돼요!' 라는 말을 자주 들었어요.
저는 결국 가지 않았지만 주위에 그곳에 가본 사람이 꽤 많았는데
다들
「이상한 집이 있는데 부랑자가 살고 있어.」
라거나
「작은 집이 있는데 문이 어떻게해도 열리지 않아.」
라거나...
어쨌거나 요점은 목조로 된 낡고 작은 집 하나가 우뚝 서있다는 것이
모두의 공통된 말이었죠.
그리고 어느샌가 "그 집에 갔다" 라는 사실은
「용기 있는 녀석」
의 기본 훈장과 같은 것이 되면서
일명 '노는 무리'의 녀석들은 다들 가려고 했던 기억이 있네요.
쨌든 그러던 어느날, O라는 아이와 U라는 아이가
둘이서 「한번 가보자」 고 했던가봐요. 둘 모두 일단 친구긴 했는데.
근데 이미 갈 놈은 다 갔다온지라
이제와 새삼 간다는 건, 말하자면 유행에 좀 뒤처진 느낌이랄까.
여튼 방과 후에 갔던가? 기억이 좀 애매하네요.
어쨌든 방과후에 둘이서 갔다나봐요. 아니, 갔어요. 확실하게.
이 부분은 나중에 다른 사람에게 들은 얘기와 내 상상입니다.
'그 집'으로 향하던 두 명은 깊은 대나무숲 안에서 집을 찾으며 걸었습니다.
멀리서 봤을 땐 작은 죽림이었는데,
막상 들어가 보면 아주 어두웠던 기억이 있거든요. 신기하죠.
여튼 둘은 그 집을 여느 때처럼 발견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곧바로 들어가 보자고 했다고 하죠.
목조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는데,
먼저 들어간 U는
「우왓, 큰일이다!」
라고 생각했다고 해요.
안에 사람이 목을 매단 채 죽어있던 겁니다.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뒤에서 들어온 O가 엄청나게 큰 목소리로 울부짖기 시작했습니다.
「엄마!!!」
라면서.
울부짖던 O를 놔둔 채 U는 그 자리에서 마구 달려 도망쳤다고 합니다.
그때의 나는 학교 운동장에서 친구들과 피구인지 뭔지를 하고 있었는데,
거기로 U가 마구 달려오고 있었어요.
운동장 너머로 보이는 대나무숲 방향 쪽에서.
정말 엄청나게 큰 목소리로
「O의 엄마가 죽었어!」
라고 말하면서.
그땐 순식간에 얼어붙었죠.
그날은 큰 소동으로 번졌던 것 같은데 잘 기억이 나지 않네요.
어쨌든 O는 그날부터 학교에 나오지 않게 됐고
결국 한 번도 얼굴을 내밀지 않은 채 전학을 가버렸습니다.
여기까지는 기억하는 한 진짜 실화. 다소 틀린 부분은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문제는 여기서부터.
뭐 흔한 얘기죠.
「대나무숲의 '그 집'에 귀신이 나온다.」
그런 말이 돌기 시작한 겁니다.
그 자살 사건 이후로 진짜로 그곳에 가는 녀석들이 현저히 줄었던 터라
다들 가지도 않았으면서 너도나도 그렇게 떠들어댔어요.
뭐, 나 역시도 그랬지만...
당시 박식한 캐릭터였던 나는 목을 맨 사체가 무시무시한 형상이 된다는 걸
어떻게 알고 있어서 그걸 모두에게 자세히 얘기했거든요. 반쯤은 재미로.
다들 그걸 듣자 또 한바탕 시끌시끌해진 거죠.
이번엔 「목을 맨 여자 귀신이 나온다.」 라고.
그러던 어느 날, 또 다른 친구인 S가 제안했습니다.
「너 그렇게 귀신에 대해 잘 알면 직접 보러 안 갈래?」
물론 나는 겁쟁이였기 때문에 속공으로 거절했지만
나중에 다녀온 후기를 들려주기로 약속했습니다.
S는 친구들 내에서도 조금 질이 나쁜 쪽이었고
녀석들이라면 진짜로 갈 것 같았으니까요.
그리고 정말로 몇 명이서 방과 후에 그 집을 보러 갔다고 해요.
그다음 날.
학교에 갈 때쯤 이미 그런 이야기 따윈 완전히 잊어버리고 있었는데,
S가 그날따라 유독 어두워 보였습니다.
항상 소동을 일으키고 다니던 그 문제아가.
덕분에 나도 어제의 일이 다시 떠올랐고,
「진짜로 갔다 왔어?」
라고 물어봤어요.
그랬더니,
「응.」
그것뿐이었습니다.
평소였다면 자기가 어쩌니 저쩌니 하면서 엄청 떠들었을 텐데.
S가 아주 얌전했기 때문에 '이거 진짜로 나온 건가!?' 라는 생각에
그날 하루종일 S에게 딱 달라붙어서 꼬치꼬치 캐물었어요.
"어제 그 집에서 무슨 일이 있었어?"에 대해서 말이죠.
지금 생각해보니 진짜 짜증나는 꼬마 그 자체인듯 ㅋ
여튼 그랬는데, 몇 번이나 물어봐도 가르쳐주지 않았어요.
「뭔가 봤어?」 라는 질문에
「응.」 이라고 말하긴 하지만
「뭘 봤는데?」 라는 질문에는 대답해주지 않았습니다.
보통 허세로라도 '엄청난 얼굴의 여자 귀신을 봤어' 같은 말을 할 텐데 말이죠.
저는 이미 「S는 진짜로 귀신을 본 것이다.」 라는 생각에 흥분한 채로
「어떤 귀신이야? 무슨 느낌이었어?」 라며
결국 방과 후까지 옆에 붙어서 계속 물어봤어요.
그랬더니 S가
「아무한테도 말하지 마. 그리고 거기엔 절대로 가지 마.」
라며 말을 꺼냈습니다.
그때 제가 얼마나 기뻤을지는 잘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S가 꺼낸 말은 단 한마디뿐이었습니다.
「문을 열었더니 안에 엄청난 목소리로 울부짖는 O가 있었어.」
이야기는 이걸로 끝입니다.
S는 그 이후 두 번 다시 그 이야기를 해주지 않았고
나도 재미 반으로 남에게 무서운 이야기를 해주는 일이 줄어들었습니다.
그 집이 있던 대나무숲은 없어졌고, 지금은 붓펜을 만드는 공장이 세워져 있습니다.
전학 간 O가 그 이후 어떻게 됐는지는 아무도 모르고
저는 딱 한번 본 O의 여동생의 얼굴을 이따금씩 떠올릴 뿐입니다.
이것이 내가 초등학교 때 겪었던 가장 무서운 이야기입니다.
다소 각색이 들어갔습니다만 대부분 사실입니다.
뭔가 무서운 이야기를 찾던 여러분, 조금은 만족이 되셨을까요?
─ 다음편으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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