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괴담] 간호사의 정체
번역: NENA(네나)
看護師の正体
이건 몇 년 전에 친구인 T군이 입원했을 때의 체험담이다.
당시, T군은 수술을 위해 며칠간 입원을 하고 있었다.
병실은 다인실로 T군 말고도 4명의 입원 환자가 있었다고 한다.
특별히 대화가 오갔던 건 아니었지만, 서로 인사 정도는 했다고 한다.
어느 날 밤, T군은 병실에서 자고 있다가
병실 문이 스륵 하고 열리는 소리에 눈이 떠졌다.
시계를 보니 새벽 2시 35분.
이런 시간에 뭐지? 누가 일어났나? 생각하다가
딱히 상관없다는 생각에 뒤척이며 다시 잠에 들려고 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또각, 또각, 또각, 하는 발소리가 들려왔다.
응? 이상하다. 환자들은 모두 슬리퍼를 신는데.
걸을 때 소리가 저렇게 날 리가 없잖아.
발소리는 또각또각, 울려퍼지며 방 안을 천천히 돌고 있었다.
뭐지? 뭘하는 걸까?
궁금해진 T군은 살짝 눈을 떴다.
칸막이로 쳐져있는 커튼 너머로 그림자 하나가 덩그러니 비쳤다.
그걸 본 T군은 「아, 간호사구나.」 라고 생각했다.
왜 그렇게 생각했는지는 모른다.
그러나 T군의 머릿속에는 하얀 간호사 복을 입은 간호사가
문진표나 뭔가를 겨드랑이 쪽에 끼우고 방을 돌고 있는 이미지가
강하게 떠올랐다고 한다.
「간호사가 새벽 순찰을 왔나보다.」
그렇게 생각한 T군은 안심하고 다시 잠에 들었다.
다음날 밤.
T군은 또다시 스륵하며 병실 문이 열리는 기척에 눈을 떴다.
으음... 하며 눈을 비비면서 시계를 보니, 어제와 한 치의 오차도 없는 2시 35분이었다.
아, 또 이 시간이네.
그렇게 생각한 순간,
또각 또각
발소리가 또 들려왔다.
T군은 아, 오늘밤도 순찰돌러 왔나보다.
이런 한새벽에 간호사도 힘들겠어.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다시 눈을 감았다.
또각 또각 또각
또각 또각 또각
발소리는 천천히 방 안을 돌았다.
아무래도 커튼이 쳐진 침대를 하나하나 돌아보고 있는 것 같았다.
또각 또각 또각
또각 또각 또각
이 소리를 듣고있는 사이,
T군은 문득 「잠깐만..?」 하며 뭔가를 깨달았다.
애초에 이 시간에, 구태여 방 안까지 순찰을 하던가?
병원은 넓다. 병실도 그만큼 많다.
그 병실을 하나하나 안까지 들어와서,
더군다나 한명 한명, 침대 앞까지 살펴보며 돌던가?
수백명이 있는 환자를, 전부?
그 사실을 깨닫자
T군의 심장은 두근두근 크게 요동치기 시작했다.
왜 나는, 이 발소리를 간호사의 것이라고 생각했지?
모습도 제대로 보이지 않았는데?
지금 바로 이 순간까지,
아무런 의심도 없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던 것이다.
그런데, 저게 진짜로 간호사일까?
T군이 이불 속에서 움직이지 않고 있자,
또각또각또각... 하는 발소리가 T군의 커텐 앞에서 멈췄다.
우왓, 지금 바로 저기에 있어...
T군은 조심조심 '그것' 이 있는 쪽으로 눈을 돌렸다.
커튼 너머로 덩그러니 그림자 하나가 떠올라있었다.
그런데 그것에 시선을 준 그 순간,
T군은 '그것'이 간호사복을 입은 간호사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여전히, 그람자밖에 보이지 않는데도.
어라? 혹시 진짜로 간호사인가? 하고,
근거도 없이 생각이 그렇게 고쳐졌다고 한다.
그리고 그때, T군은 우연히 커튼 밑을 봤다.
바닥과 커튼의 몇 십 센치 틈 사이로 '그것'의 발 부분이 보였다.
그 순간, T군은 '그것'이 결코 간호사 따위가 아니란 것을 확신했다.
그리고 동시에,
「T씨, 일어나셨나요─?」
커튼 너머에서 상냥하고 젊은 여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마치 진짜 간호사가 말을 거는 듯한 말투였다.
T군이 숨을 삼키자 이어서,
「어디 불편한 곳은 없으신가요.」
또다시 상냥하게 말을 걸어오는 '그것'.
「T씨, 아픈 곳이 있다면 기탄없이 말해주세요.」
「T씨, 일어나셨나요─?」
「T씨, 몸조리 잘하세요.」
마치 진짜 간호사와 같은 말투로 '그것'은 몇 번이나 말을 걸었고
T군이 완강하게 대답없이 가만히 있자
어느순간 뚝, 하고 목소리가 중간에 끊어져버렸다.
발소리는 그대로 병실을 나갔고
기척이 모두 사라지자 주변엔 고요가 다시 찾아왔다.
그리고 정신을 차렸을 땐 이미 아침이었다고 한다.
다음날, T군이 새파래진 얼굴을 하고 있자
옆 침대의 환자가 「무슨 일 있어요?」 하며 말을 걸었다.
그 환자는 T군보다도 입원생활이 길었던 모양이라,
혹시나 뭔가 알고있을지도....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저기..... 어젯 밤에... 그, 간호사가 순찰을 오거나.... 했던가요...?」
말끝을 흐리며 묻자, 그 환자는 「아아」 하며 익숙하다는 듯 말했다.
「 '그거' 말이죠. 간호사인 척을 하고 있는 것뿐. 대답하지 않는 편이 좋아요.」
그 대답을 들은 T군은, 더는 참을 수 없었다고 한다.
다행히 그날이 퇴원날이었기에 그 이상의 발소리는 듣지 않고 끝날 수 있었지만,
만약 앞으로 하루라도 더 입원했어야 했다면 T군은 견디지 못했을 것이다.
그날 밤, 커튼 사이로 보였던 '그것'의 발.
간호사라면 그럴 수 없는,
새카만 하이힐을 신고 있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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