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괴담] 모TV의 보류된 취재물 3 (끝)
번역: NENA(네나)
「죄송합니다─! 바쁘신 중에 실례하지만,
조금만 이야기를 들려주실 순 없으신가요!?」
대답이 없다.
「실례합니다, 잠시 들어가겠습니다─!」
몇 번을 불러도 대답 하나 없는 상대에게 지쳐버린 우에다는
현관 손잡이로 손을 뻗었다.
드르륵, 드륵, 하는 옛날의 미닫이문이 열리는 소리를 귀로 담으며
조심조심 안을 살폈다.
「우와... 뭐야 이게.....」
현관 앞으로는 넓은 흙마루가 펼쳐져 있었고,
안쪽에는 거실이라 생각되는 넓은 방.
딱 낡은 농가의 정석 같은 구조였지만
흙마루에서 거실로 이어지는 벽과 복도, 천장에는
붉은 부적이 남은 공간 하나 없이 빽빽하게 붙어 있었다.
물론 그 안쪽의 거실에도 부적이 둘러져있었다.
이 괴상한 광경에 두 사람은 숨을 삼켰다.
「우에다 씨, 여기 뭔가 이상해요. 그만 돌아가죠.」
카메라를 돌리고 있던 야마베는 그 불길함에 뒷걸음질 치듯 재촉했다.
우에다는 조용히 현관을 닫았다.
야마베의 말대로 여기는 뭔가 이상해...
그 남자도 됐어, 현관 너머의 괴상한 방도 이젠 다 됐다.
마을 주민의 말대로 이곳에 와서는 안됐던 건가.
만약 그렇다면 1초라도 빨리 여기서 나가는 것이 무난...
....하다고 생각한 찰나.....
꾸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엑
등 뒤로 돼지 같은 짐승의 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것도 한 두 마리가 아냐,
요란스러운 수많은 돼지의 울음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한 것이다!
「어? 뭐야? 갑자기? 멧돼지!?」
「대체 뭐냐고, 갑자기!」
뒤를 돌아본 두 사람의 눈에는 울음소리의 주인이 비치지 않았다.
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시선을 돌려보니,
아무래도 폭삭 삭아있던 그 축사에서 들려오는 듯했다.
우에다와 야마베는 서둘러 차를 향해 뛰기 시작했다.
그 사이에도 축사에서는 끊임없이 짐승의 울음소리가 울려퍼졌다.
위험해위험해위험해위험해위험해
위험해위험해위험해위험해위험해
여기는 뭔가 이상한 게 틀림없다!!!
우에다와 야마베는 필사적으로 차가 있는 곳으로 뛰었다.
「우왓! 저, 저거!」
축사 앞에 멈춰 선 우에다는 자신도 모르게 목소리에 힘이 들어갔다.
「우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그 광경을 본 야마베는 미친 듯이 비명을 질렀다.
축사 안에는 수많은 썩은 시체들이
천장에 매달려 흔들리고 있던 것이다!
남자인지 여자인지도 구별이 가지 않을 만큼 검게 썩은 그것은,
차마 눈뜨기 힘들 만큼 역겨운 광경 그 자체였다.
그것들의 다리 근처에는 검은색의 뭔가 돼지 같은 짐승들이
떼를 지어 모여있었다.
끼이.... 끼이.....
짐승 집단이 시체를 탐하며 들러붙었다.
시체가 흔들릴 때마다 줄이 삐걱이는 소리가 두 사람에게 확실하게 들려왔다.
「우아아아아아아...」
「야마베 씨! 정신 차려요! 야마베 씨!」
오열하며 그곳에 못 박힌 듯 주저앉아버린 야마베.
공포에 질려 실금까지 했는지 바지의 고간 근처가 젖어있었다.
다리에 힘이 풀려 움직이지 못하는 야마베의
점퍼 목덜미를 필사적으로 움켜쥐고 질질 끌며 차로 향했다.
그 사이에도 끊임없이 짐승의 울음소리가 주변을 에워쌌다.
야마베를 반쯤 처박듯이 차에 집어넣고
우에다도 곧바로 차에 올랐다.
「우에다 씨! 저게 대체 뭐죠? 저게 대체 뭐냐고요!?」
「몰라! 알 리가 없잖아! 저딴거!」
차에 타고나자 그제야 정신이 돌아왔는지
야마베가 우에다에게 덤벼들었다.
둘은 마치 싸우는 것처럼 서로에게 소리를 질렀지만,
아마도 그건 본능적인 것이었을 거라고 나중에 두 사람은 말했다.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노이즈음과
네비의 의미불명한 음성안내 때문에 발광했을 게 분명하다며...
서로가 제정신인 걸 확인하기 위해서라도
끊임없이 소리쳐야만 했다는 듯했다.
두 사람이 무사히 하산한 것은
노을이 저물고 해가 완전히 떨어졌을 무렵이었다.
「드디어 내려왔어요....」
야마베가 어깨를 떨어트리며 우에다에게 말했다.
「이제 괜찮은 거지?」
「더는 생각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리고 아무 일 없이 계속 차를 달리자
하나 둘, 민가가 보이기 시작했다.
드디어 마을에 들어오게 된 두 사람은 조금 안도했다.
「아... 여기까지 왔으니 이젠 안심이다...」
「그렇네요. 그나저나 이 근처 사람들, 다들 문단속이 빠른 것 같지 않아요?
한 곳도 불을 켜지 않았는데요.」
그러고 보니 마을에 들어와서
눈에 보이는 민가 전체가 암흑이었다.
뿐만 아니라... 가로등 하나조차 켜진 곳이 없다니...?
이 기묘한 광경에 두 사람의 등줄기를
차가운 무언가가 빠르게 훑고 지나갔다.
「저기 우에다 씨...」
「야마베 씨, 괜찮아. 빨리 앞으로 가자.」
야마베가 뭘 말하고 싶은지는 이미 알아챘다.
그 말을 가로막은 우에다는 조용히, 빠르게 차를 몰았다.
때로는 취재로 묘한 일과 조우하기도 한다.
이것도 그러한 체험담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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