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괴담] 여우의 가호를 받는 집안 2 (끝)
번역: NENA(네나)
여우가 요괴인 걸 알게 된 두 사람은 여우의 약점을 조사했다.
그 결과, 요괴는 기본적으로 철에 약하다는 것과
만월일 때 힘을 발휘한다는 것, 기본적으로 초승달 일때에는
힘의 대부분을 봉인한다는 것을 알았다.
여기까지 알게 된 두 사람은 여우를 속이기 위해
요사쿠가 밭일 중 곰에게 습격당했다는 거짓말로
여우를 인기척이 없는 곳까지 유인했다.
평소의 여우였다면 거짓말을 간파했겠지만,
요사쿠가 위기라는 말에 냉정히 있을 수 없었고 함정에 빠지고 만 것이다.
그 결과, 여우는 철로 된 쇠사슬에 묶이게 됐고
남자에게 끌려가 촌장 집의 창고 안에 유폐되었다.
요사쿠는 돌연히 행방불명이 된 여우를 몇 개월이나 찾아해맸지만
찾은 것은 이전에 요사쿠가 여우에게 준 부적 뿐이었다.
그리고 여우를 함정에 빠트린 아가씨는
필사적으로 여우 탐색에 협력을 한 것처럼 보이도록 애썼다.
여우의 생존이 절망시되자 요사쿠는 제대로 식사가 목으로 넘어가지 않았고
결국에는 쓰러졌다고 한다.
아가씨는 필사적으로 간호했으며 그때 요사쿠와 여우의 아이와도
사이가 좋아지게 됐다.
이후에도 아가씨는 몇 년에 걸쳐 여우를 잃어 상심에 빠진
요사쿠의 마음의 허점을 파고들었고, 요사쿠의 아이와도 사이가 좋았기에
결국엔 혼약 약속까지 받아낼 수 있었다.
기뻤던 아가씨는 창고에 갇힌 여우에게
그 사실을 고했다.
여우는 마침내, 자신을 함정에 빠트린 자들의 말살을 계획한다.
먼저 첫번째로 자신에게 푹 빠져있던 남자에게 교태를 부려
만월 밤에 철로 된 쇠사슬을 벗겨내도록 만들었다.
쇠사슬에서 벗어난 여우는 그대로 남자를 죽이고 먹어서 힘을 회복시켰다.
얼마 후, 아가씨와 요사쿠의 결혼식이 열릴 때
여우의 모습으로 숨어들어 아가씨를 참살하고 그 김에 공범자인 장남도 참살했다.
요사쿠는 여우가 살아있었다는 것과 갑작스러운 흉행에 경악했다.
여우는 제정신을 되찾자 엄청난 속도로 숲을 향해 도망쳤다.
그 후 몇 번이나 산 사냥이 열렸는데
그때마다 다수의 희생자가 나왔다.
얼마 안 가 그 소문을 들은 한 솜씨 하는 자들이
각지에서 수없이 모여들어 산 사냥에 참가했지만
결과적으로 변하는 것은 없었다.
참고로 그 무렵의 요사쿠는
일의 전말을 촌장에게 머리를 조아리며 듣게 된 것과
신사쿠가 여우에게 심한 증오를 갖게 된 것을 고뇌하고 있었다.
산 사냥이 열리지 않게 된 후,
근처 마을에서 실종(카미카쿠시) 사건이 다발.
그것이 여우가 한 일이란 걸 깨달은 요사쿠는
마침내 각오를 다지고 촌장에게 창을 빌려 여우 퇴치에 향했다.
여우는 사람의 모습으로 요사쿠를 맞이했다.
여우는 미소를 띠우며
「드디어 마음을 먹었구나.
기다리고 있었어. 네가 나를 죽이러 올 것을.」
요사쿠는 괴로운 듯이,
「더 이상 이런 짓은 그만둬!
내가 할 수 있는 속죄라면 뭐든지 할게! 그러니....」
여우는 슬픈 듯이,
「네가 할 수 있는 속죄따윈 아무 것도 없고 속죄할 필요도 없어.
나와 그 계집이 가장 나쁜거니까.」
요사쿠는 얼굴을 들었다.
「그럼 함께 돌아가자. 그리고 함께 모두에게 사과하자.
모두가 용서해주지 않는다면 신사쿠를 데리고 같이 어딘가로 도망치자.」
여우는 고개를 흔들며,
「무리야. 스스로가 가장 나쁘다는 걸 알아도
너와 마을사람과 인간을 향한 증오는 사라지지 않으니까.」
그리고 여우는 소의 몇배는 될 듯 거대한 여우의 모습으로 변하며,
「너를 죽이면 이 마음이 사라질지 어떨지 모르겠어. 시험해보는 것도 무서웠어.
하지만 너와 내가 모든 것을 내놓고 맞부딪친다면 이 불쾌한 마음도 사라질지 몰라.
자, 일어서 요사쿠!!
네가 나를 죽이지 않겠다면 시범으로 신사쿠를 포함해
근처 마을 놈들을 모두 죽여버리겠어!!」
요사쿠는 창을 강하게 쥐어잡았어.
「여우.... 그것이 네 소망이라면..... 간다!!」
그렇게 여우를 향해 달려나간 요사쿠.
여우와 요사쿠의 싸움은 거셌고, 주변의 나무들과 여우 꼬리에 부서졌으며
그 소리는 주변 마을에까지 울려퍼졌다고 한다.
요사쿠는 몇 번이나 쓰러졌지만
그때마다 다시 일어나 여우를 창으로 찔렀다.
그리고 마침내, 요사쿠의 창은 여우에게 치명상을 입혔고
여우는 그대로 무너져 내렸다.
여우는 기쁜듯이 말했다.
「정말 강했어.... 요사쿠. 자아, 마지막 숨통을 끊어줘.」
요사쿠는 「이제 됐잖아... 여우, 너는 처음부터 나를 죽일 마음이 없었지?」
여우는 고개를 흔들었다.
「아니, 진심이었어. 다만 무의식적으로 자꾸 힘이 빠졌던 것 같아.」
요사쿠 「그러고보니 여우와 진심으로 싸운 건 처음인 것 같은데.」
여우는 미소를 띠며 말했다.
「그러고보니, 그러네. 네게 미움받는게 무서워서 무의식에 알랑거렸을지도 몰라.
너무 행복해서 전혀 눈치채지 못했지만.」
요사쿠는 웃으며 「그거 다행이다. 여우와 진심으로 싸웠으니 내가 이긴 것도 아니고.」
여우 「잠깐 잠깐, 난 진심이었다고.」
요사쿠와 여우는 서로를 마주보며 동시에 웃었다.
그것은 두 사람 모두 아주 좋은 미소였다고 한다.
웃음이 멎자, 여우는 자신의 꼬리를 하나 물어뜯어
요사쿠에게 던졌다.
요사쿠는 놀라서 「여우, 무슨 바보 같은 짓을 하는 거야!」
여우는 말했다.
「바보 같은 짓이 아냐. 꼬리 하나도 없다면 내가 죽었다는 증거가 없게 되잖아?」
요사쿠는 약을 꺼내 여우에게 부었다.
「바보 같은 소리 마! 함께 돌아가야지.」
여우는 슬픈듯이 고개를 흔들었다.
「나는 죄를 갚지 않으면 안 돼. 그것은 여우로서의 생을 버리고 신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신이 되서 너와 신사쿠, 마음에 들지 않지만 마을 놈들을 수호하는 것이다.」
요사쿠는 콧물을 흘리며 오열했다.
「무슨 뜻인지 전혀 모르겠어, 여우.
나는 더 이상 너와 떨어지고 싶지 않아!!」
여우는 울면서 「미안해, 요사쿠. 하지만 이것이 우리 일족에게 내려오는 규정이야.」
요사쿠와 여우는 서로 부등켜 안으며 울었다.
여우는 마지막으로 요사쿠에게 물었다.
「요사쿠, 네 소원은 뭐지.」
요사쿠는 가장 바라는 소원은 이룰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이렇게 대답했다.
「여우와 신사쿠와 아가씨와 장남과 죽은 모두와,
그 이외 모두의 행복이다.」
여우는 어딘가 그리운듯 웃었다.
「욕심스럽기 짝이 없는 소원이구나. 하지만 너다워.
좋아, 그 소원 들어주지.」
그렇게 말한 여우는 모습을 감췄다.
그 이후, 요사쿠는 여우와 아가씨, 그 이외의 죽은 자들의 공양을 위해 출가했다.
신사쿠는 촌장 집의 양자가 되어 다음 대의 촌장이 되었다.
요사쿠는 죽기 전, 신사쿠에게 여우와의 만남부터 시작된 사건의 전말을 전했다고 한다.
.
.
그리고 여우의 꼬리와 창은 몇 번 쯤 타인의 손에 넘어갔는데,
어째선지 결국 우리 집안의 누군가의 손으로 되돌아왔다고 해.
본가에 양쪽 모두 확실히 있는데,
여우 꼬리는 순금같은 황금색이고 만지면 평범하게 동물 꼬리를 만지는 느낌이야.
뭐, 모조품이라고 생각하긴 하지만.
창 쪽은 천년 쯤 된 양품이래.
이걸로 할머니한테 들은 요사쿠와 여우의 이야기는 끝.
뭐 진실은 불명이지만, 이것이 우리 집에 전해지는 이야기야.
이 이후로 자손들 얘기가 이어는데, 그 중에서 여우같은 존재도 몇 번 쯤 나오곤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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