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괴담] 사람없는 고개
번역: NENA(네나)
원제: 人が消えるヒトナシ坂
789 :本当にあった怖い名無し:2006/07/14(金) 02:06:15 ID:B9uzTTpf0
내가 중학생 시절 겪은 일.
주말에 중딩때 친해진 A네로 놀러가기로 했어.
A네 집은 I산의 중턱쯤 있고 우리집은 기슭쪽에 있음.
두 집 모두 가장 가까운 편의점에 가려면
차로 30분이나 걸리는 외진 곳이야.
놀러가기 전날에 걔네 집이 있는 곳을 정확히 몰라서
산 지도로 A네가 어디 근처쯤인지 알아왔어.
지도상으로는 우리집과 꽤나 가까워 보였지만...
A네 집까지 가려면 산 주변에 있는 도로를 따라 멀리 돌아가야만 했어.
그 거리가 무려 10키로. 한여름 더위 속에 10키로나 걸어야 하다니...
조금 질린 나는 지도 안에 뻗어 있는 또 다른 길을 찾아냈어.
그 길은 우리집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서 시작해서
산을 일직선으로 넘어 A네 집 바로 앞에서 끝나는 길이었어.
길이는 5키로 정도. 이 길을 쓰지 않을 이유가 전혀 없었지.
나 「이쪽 길이 더 가까운거 같은데.」
A 「아─, 근데 그 길은 좀, 포장도 안되있고
여차할때 사람이 전혀 다니지 않아서 관두는 편이 좋아.」
나 「다닐 수는 있는거잖아?」
A 「으음~ 뭐, 다닐 순 있지만... 상관없으려나. 그럼 그쪽으로 와.」
그런 이유로 그 길로 가게 됨.
그날 밤, 가족에게 '이런 길은 전혀 몰랐어' 하면서 그 길에 대한 얘길 나눴어.
부모님은 그런 길이 있긴 했지하며 대수롭지 않게 말한 반면,
할아버지만 혼자 미간을 찡그리며 뭔가 어려운 얼굴을 하는 거야.
아무래도 그 길에 대해 뭔가를 아는 것 같았어.
그 길의 정식 명칭은 알 수 없지만
이 근방에서는 "사람없는 고개"라고 한다고 해.
뭔가 이름에 굉장히 사정이 있어 보였지만
뭐, 나랑은 상관없는 일이고.
쨌든, 그 다음날.
A네 집으로 가는 날이 됨.
집을 나서려는 나에게 할아버지가 진지한 얼굴로 말했어.
「알겠냐, B(나). 그 고개는 밤이 되면 절대로 다녀선 안 돼.
절대로다, 절대로! 지금 할아버지랑 약속하거라.」
뭔가 진심으로 걱정을 하고 있었어.
알겠어~ 알겠어~ 하며 일단 대답을 했는데
궁금해져서 이유를 물어봤어.
그러자,
「그 고개에는 옛부터 요괴가 살고 있다.
대낮엔 아무렇지 않지만 밤이 되면 나타나.
그러니 절대로 다니면 안 돼.」
뭐야, 늙은이들 미신 같은 건가?
난 유령 같은거도 안 믿는데 하물며 오니나 요괴라니,
전부 미신이라고만 여겼어.
마음 한켠으로 할아버지를 살짝 바보 취급하며
자전거를 타고 조금 달리니
금방 '사람없는 고개'가 보이기 시작했어.
뭐야 진짜, 이렇게 바로 앞에 있었는데
왜 지금까지 몰랐을까.
고개는 조금 경사진 것만 빼면 일직선에 비포장 도로.
좌우 길가에는 엄청 키가 큰 풀이 돋아나 있어서 옆의 풍경이 잘 보이지 않았어.
그래도 답답하다는 느낌은 전혀 없었고
한여름의 태양 빛을 지면이 찬란하게 반사하고 있어서
오히려 아주 상쾌한 마음이었지.
얼마동안 자전거를 타고 달리니까 터널이 나왔어.
높이는 2.3미터 정도로 폭은 차 한대가 아슬하게 지나다닐만 하달까.
엄청 짧은 터널이었어. 7~8미터 정도?
금방 반대편이 보였거든. 멈추지 않고 그대로 들어갔지.
안은 좀 어둡고 축축했는데 약간 싸늘한 공기가 기분 좋았어.
그 후, 아무 일도 없이 A네 집에 도착.
그대로 놀고, 잤음.
다음날에도 A 방에서 계속 게임하거나 놀았고
저녁밥까지 얻어먹다 정신을 차리니 벌써 8시가 된 거야.
이런, 오늘은 9시부터 숙제하기로 했는데.
늦으면 엄마한테 혼나.
나는 서둘러서 A에게 작별인사를 하고 자전거를 탔어.
귀가길은 아무리 고개라도 10키로 거리로 가면 늦을지도 몰라.
결국 '사람없는 고개'를 넘는 수밖에 없었어.
할아버지랑 약속했지만 뭐 어쩔 수 없잖아.
요괴같은 건 미신일게 분명하니까.
달빛이 비추는 밤길을 브레이크 없이 쭉 달렸어.
이 상태로 가면 엄마랑 약속했던 시간 내로 갈 수 있겠지?
그런 생각을 하면서 좀 달리니 어제 낮에 통과했던 터널이
뻐금 입을 벌리고 있는게 보였어.
조금 무서웠지만 내리막길로 가속중이었기에
통과하는건 순식간일 터.
담담히 들어간 터널 안은 새카맸어.
의지가 되는 건 자전거의 라이트 뿐.
빠르게 나가고 싶었기에 온 힘을 다해 페달을 밟았어.
그런데,
뭔가 이상해.
좀처럼 나갈 수가 없어.
대낮에는 금방 나갔었는데 분명...
지금 적어도 30초는 터널 안을 달렸거든?
생각해보니 오늘 밤은 보름달이라 밖의 길이 달빛에 반사되서
창백하게 빛나고 있었단 말이야.
그러니 이런 짧은 터널이라면 그 푸르게 빛나는 길이
터널 안에서 분명 보여야 하는데.
이렇게 어두컴컴할 일이 전혀 없다고.
외길이라 길을 착각했을리도 없는데.
이상해.
이상해. 이상해. 이상해.
무서워.
거기까지 생각하자
갑자기 자전거 체인이 뚝, 끊어졌어.
어떡해어떡해어떡해!!!
그대로 멈춰선 채 초조해하는 나.
아직 출구가 보이지 않아.
그리고
이 어둠 속에,
무언가가 있다.
둥둥떠서 저멀리부터 점차 다가오고 있었어.
몸은 이미 마비된 듯 움직이지 않아.
눈이 어둠에 익숙해지고
'그것'의 모습이 제대로 보이기 시작했어.
그것은 흰 소복을 입은 여자였어.
다만 상당히 큰. 이상할 정도로 긴 손발.
처음엔 공중에 둥둥 떠있는 것처럼 보였는데,
네 발로 터널 벽에 달라붙어 있는 거였어.
그리고 천천히, 천천히 이쪽을 향해 다가오고 있는 거야.
즈윽, 즈윽─ 소리를 내면서.
머리카락은 지면까지 늘어트려졌고 얼굴은 이상할만큼 컸어.
눈알과 입.
그것 밖에 없어.
입에서는 뭔가의 액체가 흐르고 있고,
웃고 있다.
공포로 전혀 움직이지 않는 머릿속으로
입에서 나오는 건 분명 피일거야,
난 여기서 죽는 건가,
쓸데없는 생각만 줄줄이 떠올랐어.
여자가 바로 눈앞까지 당도한 순간.
처음으로 변화가 생겼어.
큰 소리로 웃기 시작한 거야.
그건 절규와도 같은 느낌이었어.
갸아아아아아하하하하하하아아아아─ !!!!!
완전히 사람 목소리가 아냐.
바로 그 순간, 나는 튕겨나가듯이 뒤돌아
이제껏 왔던 길을 정신없이 달려나갔어.
어떻게 된 건지 입구가 보였어.
조금만 더. 앞으로 조금만 더 가면 나갈 수 있다!
잠깐 뒤돌아보니 그 여자가 엄청난 속도로
터널 안을 기어오고 있는 거야.
정말 종이 한 장 차이로 겨우겨우 터널을 나올 수 있었어.
하지만 터널을 나와도 돌아볼 생각따윈 전혀 못하고
그저 고개를 무작정 달려나갔어.
그 이후로는 기억이 없어.
부모님 말에 의하면 A네 집 앞에 정신을 잃고 쓰러져 있었대.
눈을 뜨고 나서는 할아버지한테 정말 엄청나게 혼이 났거든.
나중에 할아버지와는 따로 얘길 나눴어.
터널 안에서 있었던 일에 대해. 그게 뭔지 알고 싶었거든.
자세한 건 할아버지도 모른데.
하지만 옛날부터 그 고개에서 사람이 없어지곤 했다나봐.
그래서 결국엔 인적없이 버려진게 아닐까한대.
요괴가 있다고 한 건 사람이 없어졌을 때 조사해보니,
그 사람의 소지품인 지우산이나 짚신 같은게 떨어져 있어서 그랬대.
그래서 요괴나 무언가에게 먹혔네마네 하는 소문이 퍼졌다던가.
뭐 실제로 요괴같은게 진짜 있긴 했지만.
여튼 그런 일이 쌓이고 쌓여 그 고개는 '사람없는 고개'라고 불리게 됐대.
사람없는 고개에 있는 터널은 작년에 토사붕괴로 봉쇄되서
지나다닐 수 없게 됐어.
그 요괴가 아직 그 터널에 있는지
아니면 다른곳으로 사라졌을지는
아무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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