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괴담] 히치하이크 4 (끝)
번역: NENA(네나)
849 :その13:2009/12/24(木) 22:29:08 ID:o41n3rfp0
주차장을 올라가니 밑으로 이어지는 차도가 있었다.
그곳을 내려가면 확실하게 국도로 나갈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또다시 놈들의 캠핑카와 조우할 위험성이 있었기에
우리는 부러 숲을 가로지르기로 했다.
마을도 멀지 않은 곳에서 보이고 있고 주변도 밝았으니
일단 길을 잃을 가능성도 적다. 우리는 말없이 숲을 걸었다.
약 2시간 후, 무사히 국도로 나올 수 있었다.
그러나 갈아입을 옷도 없고 짐도 없다.
머리에 떠오르는 것은 그때의 친절한 편의점의 점장이었다.
국도는 도회지에 비할바는 아니었지만 아침이 되자 교통량이 어느 정도 늘어났다.
그런 일까지 겪은 뒤 또다시 히치하이크 하는 건 큰 담력이 필요했지만,
어찌어찌 어떤 트럭 하나를 잡아 동승할 수 있었다.
드라이버는 우리들의 지저분한 모습에 처음엔 곤란해했지만
사정을 얘기하자 흔쾌히 태워줬다.
사정이라 해도... 우리가 체험한 걸 그대로 얘기해 봤자 믿을 리도 없고
그냥 캠핑 중에 산속에서 길을 잃은 것으로 해뒀다.
운전수는 그 편의점이라면 잘 알고 있고 자주 들른다고도 했다.
약 1시간 후, 우리는 그 점장이 있던 편의점에 도착했다.
점장은 캠핑카에 대해 알고 있었으니
우리가 겪었던 지독한 일을 있는 그대로 얘기했는데,
얘기하던 중간에 갑자기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응? 캠핑카? 아니, 나말야, 너희가 그때 갑자기 가게를 나가서
국도 변을 따라 걸어가길래 말렸거든.
내 입장 생각하느라 바래다주는 게 거북해서 그냥 가나 해서 말야.
10m쯤 따라갔는데 너희가 아무리 말을 걸어도 계속 무시하길래
나도 솔직히 기분 나빠져서. 대체 어떻게 된 거지? (웃음)」
....이게 대체 무슨 일일까.
우리는 확실하게 그 캠핑카가 편의점에 멈추고 계산대에서 계산을 마친 것도 봤다.
계산을 해준 것이 바로 점장이란 말이다.
또 다른 알바 1명도 있었지만, 돌아갔는지 지금은 없는 상태였다.
혹시 점장도 한패인가?? 불안이 가슴을 스쳤다. 카즈야와 서로 눈짓을 했다.
「죄송합니다, 잠깐 화장실 좀.」
카즈야는 그렇게 말하며 나를 화장실로 끌고 왔다.
나 「어떻게 생각해?」
카즈야 「점장이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 같진 않지만,
만에 하나 놈들과 관련돼있기라도 하면... 하는 얘기인거지?
하지만 왜 그런 손까지 쓸 필요가 있을까?
다들 미치기라도 했다는 건가? 뭐, 석연치는 않긴 해.
그럼 이렇게 하자. 만약을 위해 아까 그 운전수에게 태워달라고 하는 게?」
851 :その14:2009/12/24(木) 22:30:28 ID:o41n3rfp0
그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우리의 의견이 정리되고 화장실을 나가려던 바로 그 순간.
화장실의 칸 안에서 물을 내리는 소리와 함께
그 미키마U스의 마치의 입피리 소리가 들려왔다.
주변이 밝아진 것도 한몫했는지 공포보다는 분노가 솟아올라왔다.
그건 카즈야도 똑같은 듯했다.
「문 열어, 새꺄!!!」
쾅쾅 문을 두드리는 카즈야.
곧 문이 열리고,
「뭐... 뭐예요!?」
교복을 입은 현지의 고등학생이었다.
「아니... 미, 미안, 미안~, 아하하....」
카즈야는 쓴웃음을 지으며 멋쩍어했다.
다행히도 이 소동은 화장실 밖까지는 들리지 않은 듯했다.
남자 고등학생에게 사죄를 하고
우리는 점장과 담소하는 드라이버가 있는 곳으로 돌아갔다.
「점장님에게 또 폐를 끼치기도 그렇고...
저기 형씨, 시내까지만 부탁할 수 없을까요. 이걸로!」
드라이버가 피우던 상표의 담배를 1갑 계산대에 올린 카즈야.
교섭 성립이었다.
그 변태 가족 일로 경찰에 가는 건 전혀 생각도 하지 않았다.
너무나도 현실과 동떨어져있기도 했고 우리 역시도 빨리 잊고 싶었으니까.
배낭에 넣어뒀던 옷들이 마음에 남긴 했지만...
드라이버의 트럭이 시내로 향하고 있던 것도 행운이었다.
담배를 선물로 주자 시종 기분 좋게 운전해줬다.
어느샌가 우리는 차 안에서 잠이 들었다.
문득 눈을 뜨자 드라이브인에 트럭이 정차해 있었다.
드라이버가 야끼소바를 3인 분 사 왔고, 차 안에서 먹었다.
차가 달리기 시작하자 카즈야는 또다시 잠에 빠졌다.
나는 자지 않고 창 밖을 바라보며 그 악몽 같던 일을 다시 떠올리고 있었다.
대체 놈들은 뭐였을까. 화장실의 여자의 울음소리는...
「앗!!」
상념이 단숨에 날아가며 나는 나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다.
852 :その15:2009/12/24(木) 22:31:11 ID:o41n3rfp0
「왜 그래?」 하며 묻는 드라이버 형씨.
「세워주세요!!」
「하?」
「죄송합니다, 금방 끝나요!!」
「설마 여기서 내리려고? 아직 시내는 더 가야 하는데.」
운전수는 그렇게 말하며 마지못해 트럭을 멈춰 세웠다.
작은 소란에 카즈야도 일어난 것 같았다.
「무슨 일이야?」
「저걸 봐.」
내 손가락 끝을 따라 시선을 돌린 카즈야는 경악했다.
낡은 드라이브인에 '그 캠핑카'가 멈춰있던 것이다.
틀림없어.
저 색, 형태, 프런트에 그려진 십자가...
그러나 뭔가 이상했다.
차가 마치 몇십 년은 지난 것처럼 삭아있었고
타이어도 전부 펑크 난 상태였으며 유리창은 전부 깨져 있었다.
「죄송합니다, 5분이면 돼요. 5분만 기다려주세요.」
드라이버에게 양해를 구하고 트럭을 갓길에 세운 다음,
우리는 캠핑카로 향했다.
「대체 어떻게 된 일이야...」
카즈야의 중얼거림에 도리어 내가 다 묻고 싶은 기분이었다.
가까이에서 확인해 봤지만 틀림없는 그 변태 가족의 캠핑카다.
밝아진 주변과 차들이 지나다니는 소리에 안심감을 얻어서 그런 지
공포심보다도 "왜?" 라는 호기심이 이긴 상태였다.
녹슨 문을 억지로 열고 심한 냄새가 나는 차내를 들여다봤다.
853 :その16:2009/12/24(木) 22:32:00 ID:o41n3rfp0
「어이어이어이어이, 배낭!! 우리들 배낭이잖아!!」
카즈야가 외쳤다.
...확실히, 우리가 차 안에 두고 도망쳤던 그 가방이 2개 높여있었다.
하지만 차체(車体)와 똑같이
마치 몇십 년은 방치되어 있었던 것처럼 아주 낡아있는 상태.
안을 확인해 보니 옷과 잡화품들도 모두 똑같이 낡아빠져 있었다.
「대체 어떻게 된 거야...」
다시 한번 카즈야가 중얼거렸다.
뭐가 뭔지, 이제 더는 뇌가 정상적인 사고를 하지 못했다.
어찌 됐든 한시라도 빨리 이 재수없는 캠핑카에서 멀어지고 싶었다.
「가자, 가자.」
카즈야도 떨고 있었다.
그만 차 안에서 나가려던 바로 그때.
캠핑카에서 가장 안쪽에 있던 문 너머로 '덜컹' 하는 소리가 났다.
문은 잠겨 있었다. 열어볼 용기는 나지 않았다.
우리는 공포로 반쯤 패닉에 빠진 상태였기에
제대로 들었는지 어쨌는지는 지금도 알 수 없는 데다,
어쩌면 고양이의 울음소리였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확실하게.
그 안쪽의 문 너머에서 그때는 그렇게 들었다.
「마 ── 마 ─ !!」
우리는 소리를 지르며 트럭으로 쏜살같이 달려갔다.
그러자 왜인지 드라이버도 기분 탓인지 얼굴이 새파랗게 질린 것처럼 보였다.
말없이 트럭을 발진시키는 드라이버.
「뭐가 있었어?」
「무슨 일 있어요?」
동시에 드라이버와 내가 목소리를 냈다.
드라이버는 쓴웃음을 지으며,
「아니... 내가 잘못 봤을지도 모르지만... 저 차... 너희 말고 아무도 없었지?
아니, 있을 리가 없지.... 아냐, 착각인가 봐.」
그 말에 카즈야가 말했다.
「뭔데요? 신경 쓰여요, 말해주세요.」
「아니 그게... 뭔가 보였던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카우보이 모자? 라고 해야 하나?
일본으로 말하자면 보이 스카우트가 입을 만한. 그런 걸 입은 인영을 본 것 같은 기분이...
근데 그게 뭔가... 왠지 소름이 쫙 돋는데, 그 순간에 내 귓가에 휘파람 소리 같은 것이 들려서....」
「어떤 느낌의.... 소리인가요?」
「이름은 모르겠는데, 이런 느낌이었어.
(휘파람을 분다) ...아니다, 아냐아냐. 아무것도 아냐! 그냥 내가 좀 피곤한가 봐.」
운전수는 웃고 있었지만 운전수가 재현했던 그 소리는...
미키마U스의 마치였다.
854 :終:2009/12/24(木) 22:32:41 ID:o41n3rfp0
30분 정도 아무런 대화도 없는 상태로 트럭은 달려나갔다.
그리고 슬슬 시내도 금방이었기에,
마지막으로 꼭 물어보고 싶었던 것을 드라이버에게 물어봤다.
「저기, 맨 처음에 탔던 곳 국도 근처에 산이 있었죠?」
「아아, 그게 왜?」
「거기서 이전에 뭔가 사건 같은 거 일어난 적 없나요?」
「사건...? 아니, 들어본 적 없는데... 산이라 해도 3개쯤은 줄지어있어서 그 근처는.
아~ 근데, 근처 산에서 아마도 좀 옛날에 젊은 여자인지가 죽었다던 사건이 있었다던데... 그거려나?
그것 말고는 평범한 멧돼지 피해지 뭐. 무섭다니까, 야생의 멧돼지.」
「여자가 죽었다고요?」
「화장실인가요?」 카즈야가 내 말을 자르며 끼어들었다.
「아아, 맞아 그랬어. 어떻게 알고 있어?」
그 후, 시내까지 데려다준 운전수에게 인사를 하고
안심감 탓인지 그날은 호텔에서 폭면(爆睡)했다.
다음날~그 다음다음날까지 우리는 신칸센을 갈아타며 집으로 돌아갔다.
가능한 떠올리고 싶지 않은 마치 악몽과도 같은 일이지만,
이따금씩 불현듯 생각이 나고 만다.
그 가족은 대체 뭐였던 걸까?
현실에 존재하는 변태 가족인 건가? 아니면 환상? 이 세상 사람이 아닌 걸까?
그 산의 화장실에서 확실하게 들렸던 여자의 울음소리는 뭐였을까?
녹슬 만큼 삭아버린 캠핑카, 똑같이 낡아버린 우리들의 가방은 대체 무엇을 의미하는가?
「핥고~ 싶어랏~♪ 할짝할짝~ 할짝할짝~」
전날의 헌팅이 잘 풀린 카즈야는 텐션이 올라갔다.
가끔씩 만나 노는 악우의 사이는 지금도 변함없다.
녀석의 얼빠질만큼 밝은 성격 덕에 그때의 악몽 같은 여행 일은
어느 정도 기분적으로는 구원받은 느낌이 든다.
30에도 정신을 차렸을까 하는 현재,
우리는 무사히 취직에도 성공했고(좀 된 일이지만) ...아무튼 평범하게 살고 있다.
카즈야는 아직도 캠핑카를 보면 끔찍하다고 한다.
나는 그 미키마U스의 마치가 트라우마가 되어 있다.
짜라랑 짜라랑 짜라랑라랑
짜라랑 짜라랑 짜라랑라랑 ♪
이전의 미팅 때도 여성진 중 1명이 이 착신음을 써서 심장이 오그라들뻔했다.
지금도 그 가족, 특히 그 거인 남자의 입피리 소리는 아직도 꿈에 나오는 일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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