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괴담] 내가 아는 한 이런 회사는 존재하지 않아
번역: NENA(네나)
【謎の話】調べた限りではその名前の会社は存在しない
12/02/02
어릴 적 기묘한 체험이라면 꽤 있는데 말야.
그중 자주 떠오르는 일을 써볼게.
매년 3월이 가까워지면 「반 바꾸기 앙케이트」 일이 생각나거든,
근데 나 말고 이런 체험을 한 사람이 있을까?
내가 초등학교 4학년일 때 이야기야.
내가 당시 다니던 초등학교는 꽤나 규모가 큰 학교로
매년 반 바꾸기가 있었어.
봄방학 중 3월 끝자락에 선생님들 이임식이 있고
그때 체육관에서 새로운 반의 명부가 나오는데
친한 친구나 좋아하는 여자애가 같은 반이기를, 하면서
매년 엄청 두근두근 기대했던 기억이 나네.
그 해, 3학기 2월에 들어가면서
얼마 안 가 내게 한 통의 서류가 도착했지.
「반 바꾸기 앙케이트」
봉투 겉면에 크게 인쇄되어 있었고, 교재 회사의 주최로 되어 있었는데...
문제는 지금까지 내가 아는 한
이런 이름의 교재 회사는 존재하지 않았던 거야.
내용물이 어떤 거였냐,
우리 초등학교 4학년 중에서 절대 같은 반이 되고 싶지 않은 사람의 이름을
일명에 적어주세요, 하는 거였는데
이걸 낸 사람은 문구 세트에 당첨될 수도 있다는 내용이었어.
당시 나는 잡지 이벤트에 응모하는 게 취미이기도 했고
회신용 종이가 같이 들어있어서
특별히 이상하다는 생각도 하지 못한 채
동급생 중에 가장 싫었던 나대는 아이의 이름을 적어서 보냈어.
실은 내가 그 이름을 쓴 놈이랑 집이 가까워서
등하교 때 자주 괴롭힘을 당하고 있었거든.
그나마 반이 달랐기에 아직은 괜찮았지만
같은 반이 되면 본격적인 괴롭힘을 받을 가능성이 있어서
절대로 같은 반은 되고 싶지 않다고 생각했지.
5학년은 반이 6개나 됐으니 가능성은 낮았지만.
여튼 그러고 나서 앙케이트에 대한 일은 싹 잊어버리고 있었는데,
3월에 들어서고 금방 같은 이름의 교재 회사에서 큰 봉투가 도착했어.
그걸 보고 이전의 앙케이트 일이 생각났는데,
내용이 내가 문구 세트에 당첨됐다는데 거기까진 이상하지 않았지만
그 문구세트를 보내려면 조건이 있고
한 가지 해줘야 하는 게 있다고 쓰여있었어.
그리고 또 내가 이름을 쓴 아이와는
같은 반이 되지 않을 거라는 것도 쓰여 있었는데,
아직 반 바꾸기에 대한 선생님 측 회의도 진행되지 않았을 시기인데
그게 좀 이상하긴 했지.
그 봉투 안에는 종이로 엄중하게 봉인된 부적 같은 것이 하나 들어있었는데,
그 겉면에는 내가 살고 있는 지역에서 멀리 떨어진 현의 이름과
모르는 초등학교 명, 그리고 5학년 생이라는 글자와
역시 모르는 남학생 같은 이름이 기분 나쁜 붉은색으로 크게 쓰여있었어.
그걸 내가 살고 있는 지역에 있는 신사,
그것도 오래되고 내력은 있지만 큰 곳이 아닌
평소엔 참배하는 사람도 거의 없는 반쯤 잊혀진 곳.
그곳의 경내(境内)에 있는 소나무에 3월 8일 오후 9시 이후,
못을 박아 달라는 내용이었어.
그것만 해주면 경품 세트를 보내준다나.
그리고 이 편지는 전에 왔던 것과 함께 다 봤다면
근처 강에 버려달라는 말도 첨언되어 있었음.
이게 굉장히 이상했기에 처음엔 사이가 좋았던 중학생 형에게
상담해 볼까 했지만, 편지에 이것에 대해 아무에게도 말해선 안 된다고
쓰여있었기에 순진하게 그만둬버렸지.
신사는 자전거로 5분 정도 되는 곳에 있었고
그 부적 같은 걸 못으로 나무에 박아 넣는 것 정도는 어려운 일이 아니었어.
눈이 많이 오는 지역도 아니고
춥긴 해도 9시 넘어서 15분 정도 집을 비우는 건 아무것도 아니지.
그 편지와 부적은 내 책상 서랍에 넣어뒀어.
그리고 3월 8일. 난 편지의 의뢰대로 해보기로 결정함.
저녁 식사 후 9시가 넘자 그 부적과
집에 굴러다니는 못, 쇠망치를 챙겨 들고 두꺼운 점퍼를 입은 뒤
자전거로 신사로 향했어.
그 신사는 주택가에서도 조금 높은 언덕 위에 있었고
나는 밑에서 자전거에서 내려 폭이 좁은 돌계단을 올라갔어.
돌계단에도 신사의 경내에도 한 개씩 가로등이 있었기에
어둡긴 했지만 발밑 정도는 알아볼 수 있는 시야.
물론 사람 그림자라곤 전혀 없었으니
소름 돋기도 하고 꺼림칙해서 빨리 끝내자 하고
점퍼 주머니에서 부적과 못, 쇠망치를 꺼내 들었어.
달리면서 몇 개쯤 토리이를 지나 신사까지 이어진 길가로 접어들어
오미쿠지가 묶여있는 소나무를 한 개 선택해서
내 머리 좀 위쯤의 높이에 이름이 적혀있는 쪽을 앞으로 해서
정 중앙에 강하게 2, 3번쯤 못을 박아 넣었어.
그러자 손 안에서 그 부적이 미세하게 움직이는 감각이 전해져서
나도 모르게 손을 놨는데,
부적은 나무에 고정돼서 떨어지지 않았지.
그때, 10m쯤 떨어진 신사의 곁가에서 갑자기 사람이 들어와서는
이쪽을 향해 큰 목소리로 「확인했다」 고 외치는 거야.
그 사람의 모습은 새카맸고
나중에 떠올려봐도 어떤 복장이었는지도 생각나지 않아.
목소리는 남자의 것이었음.
나는 갑자기 무서움에 사로잡혀서
그대로 뒤도 보지 않고 쇠망치를 내팽개치고 마구 달려서
돌계단 밑까지 내려와 자전거로 날듯이 집으로 도착했어.
내가 앙케이트에 이름을 적은 그 아이는
그로부터 1주일 정도 후, 자동차에 타고 있다가 트럭에 치여 죽었어.
편지는 지시대로 근처 강에 버렸고.
4월 초쯤, 유명한 백화점에서 파는 훌륭한 문구세트가 도착했지만
편지에 있던 교재 회사명은 어디에도 없었어.
그 후 한 번도 다른 연락이 온 적은 없음.
신사엔 그 후로 몇 년쯤 가까이 가지 않아서
나무에 박았던 것들이 어떻게 됐는지는 몰라.
망치를 잃어버려서 나중에 아버지에게 한차례 혼났을 뿐이야.
가장 신경 쓰이는 건, 그 부적에 이름이 쓰여있던 모르는 녀석인데
어떻게 됐는지는 물론 알지 못하고 조사해 본 적도 없어.
이렇게 새삼 써보니 역시나 기묘한 체험 같고
전부 내가 상상으로 지어낸 것 같은 기분도 들어.
문구세트는 형이 꽤나 부러워했는데,
그냥 단순히 응모에 당첨됐던 것뿐일지도 몰라.
이런 체험을 한 사람이 또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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