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괴담] 그 폐가 1
번역: NENA(네나)
とんでもない廃屋
초4때 이야기.
아마 다들 경험이 있을 거라 생각하는데,
어릴 적엔 『폐가廃屋』가 있다는 걸 듣기만 해도 모험심이 끓어올라 주체할 수 없잖아.
나 자신도 그날은 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아직 탐험하지 않은
"엄청난 폐가"가 있다는 얘길 듣고 너무 기뻐서 반쯤 미쳐있던 게 기억나.
반쯤 미쳤다는게 과장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그 날짜가 문제인데... 바로 "여름방학 전날" !
가만히만 있어도 텐션이 휙휙 오르는 시기에 그런 얘길 들었으니...
평소 그다지 친하지 않았던 친구까지 다 불러서
바로 그날 중에 "폐가"로 돌격하기로 했지.
설마 그날의 일이, 27살이 된 지금도
폐가 근처에 가는 것조차 불가능한 『폐가공포증』이 될 줄은...
당시의 내게 말해봤자 절대 믿지 않았을 거야.
그날은 생각보다도 친구들이 모이는 게 늦어서
전원(8명쯤)이 모두 모인 건 하늘이 오렌지빛으로 물들어갈 무렵.
폐가로 안내해 줄 친구를 선두로 나, 그 외 다른 친구들 이렇게,
서로의 배낭을 잡고 마치 군대처럼 줄줄이 따라서 목적지까지 갔어.
와글와글 떠들면서 그리 멀지 않았던 폐가까지 도착한 건 좋았는데,
생각한 거랑은 뭔가 달랐지. 뭐라고 하면 좋을까... 내가 원했던 폐가는
『1층부터 2층까지 천장이 폭삭 무너지기 일보직전에 항시 귀신 대기중!』 같은 느낌의,
진짜로 뭔가 나올 것 같은 분위기의 장소였거든.
하지만 실제로는 장소도 주택가에 있는 숲 속,
집 디자인도 사각형(도라에몽 왕비실 집같은)에
딱 봐도 그냥 말끔한... 진짜로 폐가?라는 의심이 들 곳이었고,
솔직히 알려준 친구에겐 미안하지만
너무나도 흥미가 돌법한 물건이 아니었어.
우선은 1층부터 라길래 멋대로 입구로 침입,
안을 둘러봤더니 오, 생각보다 이상한 것이 아주 많더라.
비커, 샬레, 현미경... 전부 과학실에서나 볼법한 것들 뿐이었는데
엄청! 까진 아니지만 평범한 집이라는 생각은 안 들었어.
그런데 왜인지 그 이상으로 흥미를 끈 게 바로 책장에 꽂혀있던 수많은 책들.
집이 넓었고 벽 한 면에 책장이 있어서
거기에 빼곡하게 책과 서류가 꽂혀있었는데,
바닥에도 서류가 흩어져있는 것이 누가 봐도 선객이 있구나 싶었지.
그것에 대해 얘길 했더니, 범인이 그 폐가를 알려준 친구였지 뭐야.
거기서 친구가 팔짱을 끼며
「오늘 왜 "이 폐가"에 대해 말했다고 생각해?」 라고 물었고
솔직하게 모르겠다고 답하자,
손가락으로 책장을 가리키며 그 책을 펼쳐보라고 했어.
친구 말대로 책을 손에 들고 펼쳐본 순간,
그곳에 있던 전원이 「헉...!?」 하며 깜짝 놀란 신음을 냈어.
책의 내용은... 피부가 벗겨진 남자의 시체 사진.
그곳에 있던 모두가 숨을 삼켰지. 책을 펼쳐보라고 했던 친구조차도.
근데 다음 순간, 어떤 생각이 떠오른 거야.
「이 집은 혹시 의사의 집이 아닐까?」
내 말에 다들 아직 완전히 넘어가진 않아도
대충 '그럴지도' 까지는 납득한 것 같았고,
친구가 사진을 보는 사이에 나는 다른 방을 탐색해 보기로 했어.
주방, 거실, 욕실, 화장실...
여러 곳을 둘러보면서 알아낸 것이 하나.
이 집에 살고 있던 사람은 아주 지적이고 멋진 사람일 거라는 것.
이 상황에서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느냐 한다면, 집의 센스.
이 한마디로 끝날 거라고 생각해.
외견은 평범했지만 내부 인테리어, 가구가 차원이 달라.
어린아이인 내가 뭘 아냐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그 짧은 인생 밖에 살지 않았던 어린이조차도 이해할 수 있을 만큼
모든 것이 아름다웠어.
이렇게 되면 아까의 사진도 의미가 다르지.
방안 가득했던 책, 파일, 실험도구.
분명 필사적으로 의학을 배우며 사람을 구하는 일에 전력을 다했다,
그렇게 생각하게 만드는 힘이 있었다고 생각해.
친구는 아무런 근거도 없이 「미친 의사가 살았던 거네!」 라며
주변 친구들에게 일장연설을 펼쳤지만
그런 건 일단 이 집 전체를 보고 난 다음에 말하라고, 순진하게 그렇게 생각했어.
나중에 생각해 보면 집 전체를 보고 말하라던 그 생각은,
그때 친구가 아닌 스스로에게 했어야 했던 거라고 생각해.
친구도 사진과 파일을 보는 것에 질렸는지,
슬슬 날이 어두워지자 빠르게 탐색을 끝내고 내일 다시 오기로 했어.
그런데 모두와 탐색하다 보니 이상한 점을 깨달았지.
혼자서 탐색할 때는 가구나 내부 디자인만 보느라 딱히 의식하지 못했는데,
보통이라면 있을 수 없는 위화감.
2층으로 향하는 계단이 없다!
작은 머리를 열심히 굴리며 낸 결론은...
분명 밖에서 올라가는 타입일 것이다.
외측을 돌아봤다... ...
......
....
없다.
밖에도, 안에도.
아얘 우르르 달려들어 집 안을 뒤지자
2층으로 향하는 통로자체는 찾긴 했지만,
그것이 쓸데없이 불안과 호기심을 부추기는 결과가 되어버렸어.
2층으로 향하는 계단 자체가 누가 뽑아낸 것처럼 존재하지 않았고,
계단이 본래 놓여있어야 할 곳은 철판으로 막혀있던 거야!
그것을 안 순간, 통금이라는 글자는
이미 우리들 머릿속에서 저 멀리 사라져 없어져버렸지.
어찌 됐든 2층이 보고 싶다!
그렇게 생각하기 시작하자 다들 망상이 멈출 줄 몰랐어.
「진짜 위험해! 정말로 시체 같은 게 있을지도 몰라!」
「역시 미친 의사가 위험한 연구를 한 게 분명하다니까!」
다들 각각 자신의 망상을 열변하다가,
최종적으로는 우리끼리 만든 사닥다리로 2층으로 가보자는 결론이 남.
밖으로 올라가야 했기 때문에 일단 집 주변을 정찰,
올라가기 쉬워 보이는 파이프를 찾아냈어.
첫번째 타자는 나무오르기가 특기인 나. 얇은 파이프를 따라서 위로, 위로.
생각한 것보다 훨씬 간단하게 올라갈 수 있었는데,
살짝 신경 쓰이는 게 있었어.
2층에 달린 창문으로 안이 일절 보이지 않았던 거야.
창문을 잘 보니, 매직으로 검게 칠한 신문과 잡지가 몇 겹으로 붙어있어서
'일절 빛조차 통과시키지 않겠다' 하는 의사가 강력히 느껴지는 기분이 들었는데,
나는 올라오자마자 사다리를 내려주긴 했지만
전원이 전부 올라오는 동안 어떻게 해도 그 찝찝함이 마음에 걸려 떨어지지 않았어.
모두가 지붕으로 올라오자
마침내 2층으로 들어갈 수 있게 됐지만
창문에 대한 얘길 하자 다들 불안해졌는지
결국 다수결로 정하기로.
「안으로 들어가고 싶은 사람」
「이대로 돌아가고 싶은 사람」
결과는... 역시나 호기심 승리.
내가 선두에 서서 창문에 손을 대자, 아아... 열렸다.
솔직히 말하면 기쁨 반, 후회 반. 이제는 갈 수밖에 없어.
각오를 다지고 창문을 열자,
만면 가득 미소를 짓고 있는 수영복 차림의 여자가...
아, 포스터다.
「심장 멈추는줄......」
숨을 들이쉬는 나를 보며 폭소하는 친구들.
웃느라 정신없는 친구들의 모습에 살짝 화가 났지만,
그 이상으로 기분이 가벼워져서 화낼 마음은 들지 않았어.
...다만, 신경 쓰이는 것이 한 가지.
왜 포스터 입에 립스틱이 그어져 있는 거지?
─ 다음편으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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