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괴담] 빠지지 않는 이유

 

번역: NENA(네나)

 

 

痩せない理由

작년 여름에 있었던 일입니다.

최근에 복부 쪽이 신경 쓰이기 시작해서 워킹을 시작할 무렵이었습니다.

직업 특성상 낮부터 21시까지 바쁘기 때문에

이른 아침이나 심야 시간대에 걷기로 정했습니다.

그러나 이른 아침은 잠기운을 이기지 못했고,

항상 심야에 가볍게 1시간 정도 걸었습니다.

 

학생시절에 자주 듣던 노래를 들으며

차도 통행인도 적은 길을 걷는 것은 뭔가 기분 좋은 것이었어요.

몇 개월이 지났을 무렵, 심야가 돼도 기온이 내려가지 않아

평소 이상으로 땀을 흘리던 나날이었습니다.

내심 「땀도 많이 흘렸고 절제된 생활을 보내고 있으니까 얼마쯤 성과가 나오겠지?」 싶었죠...

 

그러나 체중은 늘어있었습니다.

체중계가 고장난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체중이 늘어나서 이상했습니다.

체중이 늘어난 것을 회사 동료에게 농담 삼아 얘기했습니다.

그랬더니 대부분의 사람은 웃어줬습니다.

다만 딱 한 사람, 웃지 않고 그저 신묘한 얼굴을 하고 있던 인물이 있었습니다.

 

임시로 A씨라고 하겠습니다.

저는 A씨에게 「왜 그래?」 하며 물었습니다.

그러자 A씨가 「체중이 늘어난 원인은 뒤에 있는 여성 때문이라고 생각해.」 라며

신묘한 얼굴을 한 채 작은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저는 A씨가 농담을 한다고 생각해서 웃어넘겨버렸습니다.

 

A씨의 말에 제대로 귀기울였다면 좋았을걸...

금방 후회했지만요.

 

 

상황이 변한 것은,

제가 동료에게 했던 농담이 부장의 귀에까지 들어갔을 때였어요.

부장이 제게 말했습니다.

 

「워킹 중에 영상을 찍는 조건으로 3일에 1kg라도 빠진다면 보너스를 주지!」

 

물론 제가 걷는 모습을 보며 다 같이 웃을 속셈이란 건 알고 있었죠.

그러나 보너스까지 걸리자 저도 흔쾌히 승낙하고 만 것입니다.

 

 

설마... 그런 무서운 영상이 찍힐 줄은 생각도 못하고....

 

 

 

부장과 얘기했던 날 밤부터는 평소보다 긴 거리를 걸었습니다.

이참에 근육 트레이닝 횟수도 늘리고 사우나에서 땀도 흘렸습니다.

최종적으로 2일째 밤부터 체중측정을 하기 전까지는

아얘 아무것도 먹지 않고 버텼습니다.

저는 「아무리 그래도 이쯤 했으니 빠졌겠지?」 라고 생각하고 있었죠.

 

일이 끝나고 체중 측정의 시간이 왔습니다.

저는 운동과 가벼운 단식도 했으니 분명 줄어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막상 체중계를 눈앞에 두자 가벼운 긴장이 올라왔습니다.

 

천천히 체중계에 올라가 보니...

 

5kg이나 늘어난 겁니다!

 

 

부장을 포함해 전원이 대폭소를 했습니다.

그러나 저번과 똑같이 A씨만은 웃지 않았어요.

부장은 제게 「걷기 영상 좀 틀어봐~」 하며,

마치 제가 걷지 않은 걸 확정한 듯한 말투로 말했습니다.

저는 조금 삐진 상태로 회사 TV에 휴대폰을 연결해서 걷기 영상을 틀었어요.

 

모두가 「제대로 잘 걷고 있네?」 하며 감탄했습니다.

그런데 한 명의 동료가 「재생시간이 너무 길지 않아?」 라며 이상함을 지적했습니다.

저는 「평소보다 오래 걸었으니까 그렇지.」 라고 대답했죠.

하지만 확인하고 보니 재생표시가 6시간을 훌쩍 넘긴 겁니다.

 

A씨를 제외한 사람들은 「정지하는 걸 잊는 거 아냐?」 라고 했습니다.

저를 포함, 모두가 궁금했기에 남은 5분까지 고속재생을 시작했죠.

 

2시간 정도까지는 그저 평범한 걷는 영상이었어요.

나머진 집으로 돌아가 샤워를 하고 온 저의 모습.

샐러드를 먹는 저의 모습.

평소와 다름없는 저의 모습이 이어졌습니다.

얼마 후, 불을 끄고 취침하는 모습까지.

 

그런데,

 

잠이든 이후로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장면이 나왔습니다.

 

영상 내용은 아침쯤,

제가 천천히 일어나 냉장고를 열고 와작와작 음식물을 먹고 있는 모습이었어요.

그곳에 있던 전원이 침묵했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눈을 감은 채로 믿을 수 없을 만큼

크게 입을 쩍 벌리며 음식물을 먹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마치... 무언가에 홀린 사람처럼.

 

부모님과 동거하고 있었기 때문에

냉장고에는 먹을 것이 많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내가, 무의식 상태로 폭식을 하고 있었다니... 믿을 수 없었어요.

 

이것이 끝이 아닙니다.

 

영상이 끝난 타이밍에 모두가 비명을 질렀습니다.

바로 제 모습 위를 덮어씌운듯한 느낌으로

어떤 여성의 모습이 비쳤기 때문입니다.

 

찍힌 시간은 2초 정도쯤.

그러나 확실하게 찍혀있었습니다.

확실하게 저와 동화되어 있던 거예요.

 

A씨는 TV화면을 바라보며 「봐, 그래서 말했잖아.」 작게 중얼거렸습니다.

 

다음날, 서둘러 절에 제령을 하러 갔습니다.

아무런 상황 설명도 하지 않았는데

절 보자마자 스님이 「전쟁 중에 굶어 죽은 여성이 붙어있군요.」 라고 하셔서

소름이 돋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