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괴담] 사시(邪視:쟈시) 2
번역: NENA(네나)
699 その4 sage 2008/01/17(木) 21:40:47 ID:U3a23e/90
「○○, 소변 볼 수 있어?」
「하? 이런때 무슨 소릴...」
「볼 수 있으면 식당에 빈 페트병이 있으니까 거기에 소변 넣어와.」
그렇게 말 한 숙부는 1층으로 내려갔다.
이런 때 나올리가 없으니 멍하니 있자
몇 분 후 숙부가 페트병에 노란 소변을 넣어 돌아왔다.
「보고 싶어지면 여기에 넣어.」
숙부는 또 다른 빈 페트병을 내게 내밀었다.
「아니, 그래서 저놈이 뭐냐니까?」
「야마노모노(山の物)... 야마코(山子)... 몰라.
다만 내가 어릴 적 자주 아버지랑 산에 캠프 같은 거 하러 다녔는데...
아, 거긴 뒷산은 아니야. 산에는 여러 기묘한 일들이 일어나곤 하니까...
밤에 텐트 밖에서 사람 소리가 들렸지만 아무도 없어.
그럴 때 소변 같은 걸 뿌리면 신기하게도 딱 멈추거든...」
그렇게 말한 숙부는 다시 한번 망원경을 들여다봤다.
'그웃'하며 괴로운 듯 신음하면서도 놈을 관찰하는 듯했다.
「저놈 말야. 시속 몇km인지는 몰라도 정말로 천천히, 천천히 이동하고 있어.
도중에 보이지 않게 됐지만... 틀림없이 이 산장으로 오고 있는 거야.」
「그럼 빨리 차로 돌아가자.」
「아마 소용없어... 놈의 흥미를 우리한테서 돌리지 않는 한... 어디든 뒤쫓아와.
이건 일종의 저주다. 사악한 시선─ 이라고 쓰고 쟈시(邪視:사시)라고 읽는데...」
「아까 그놈 말이지? 근데 어떻게 그렇게 자세히 알아?」
「내가 일 때문에 북유럽 쪽 어느 마을에 일시 체류했을 때... 아니다, 우리가 살게 되면 얘기할게.」
「살게 되면이라니... 놈이 올 때까지 여기 있는 거야?」
「아니. 우리가 먼저 한방 먹여야지.」
나는 절대 이곳에 머무는 쪽이 좋다고 생각했지만
숙부의 의견은 산장에 오기 전에 어떻게든 하는 것이 좋다는 거였다.
저런 무서운 놈이 있는 곳으로 갈바엔 닥치고 도망치는 게 정답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역시 숙부는 옛날부터 항상 든든한 사람이었다.
나는 숙부를 존경하고 있기에 따르기로 결정했다.
각자 선글라스, 페트병, 간단한 식량이 들은 배낭,
망원경, 나무배트, 회중전등 등을 챙겨 뒷산으로 향했다.
어두워지기 전에 어떻게든 해결하자는 것이 숙부의 생각이었다.
과연 놈의 시선을 견딜 수 있을까? 망원경 너머가 아닌,
선글라스가 있다곤 해도 바로 근처의 놈을 견뎌낼 수 있을까?
갖가지 불안이 머릿속을 헤집었다.
뒷산이라고 해도 꽤나 방대했다.
쌍안경을 이용해 놈을 찾아 돌아다녔다.
숙부 왈, 놈은 우리를 목표로 이동하고 있으니
금방 부딪히게 될 거라고 했다.
너무 깊이 들어갔다가 날이 저물면 위험하기에
산장에서 500m 정도까지만 나아간 뒤
조금 트인 장소에서 매복하기로 했다.
「흥미만 돌리면 돼, 흥미만...」
「어떻게?」
「내 생각으론 일단 어떻게든 놈 근처에 갈 필요가 있어.
하지만 절대 직시는 해선 안 돼. 비스듬히 봐. 무슨 말인지 알겠지?
눈길을 돌려 시선 밖에서 장소를 잡는 거야.
그리고 모은 소변을 끼얹어버려. 그래도 안된다면....
잘 들어. 이건 진지한 얘기다. 우리들 거시기를 보여준다.」
「하아?」
「쟈시란 건 말야, 부정한 걸 싫어해. 분뇨나 성기 같은...
그래서 죽일 수는 없더라도 그걸로 놈을 도망가게 만들 수 있다면
우리가 살 수 있지 않겠어?」
「....그래도 안되면?」
「....도망갈 수밖에. 차로 냉큼.」
나와 숙부는 이루 말할 수 없는 공포와 불안 속에서
가만히 바위에 앉아 때를 기다렸다.
교대로 쌍안경을 보면서.
시각은 벌써 4시를 웃돌고 있었다.
.
.
「형, 일어나.」
내가 10살 때 사고로 죽은 1살 아래의
동생 목소리가 들렸다.
「형, 일어나. 학교 지각해.」
시끄러워.
앞으로 3분만 더 자게 해 줘.
「형. 일어나지 않으면....」
죽
을
텐
데
?
헉!
번쩍 정신이 들었다.
내가 잤어??
말도 안 돼.
그 공포와 긴장감 속에서,
잤다고???
옆의 숙부를 봤다.
자고 있어.
서둘러 깨웠다.
숙부 역시 몸을 떨며 단숨에 몸을 일으켰다.
손목시계를 봤다. 5시 반.
주변에는 이미 어둠이 깔리기 시작하고 있었다.
식은땀이 흘렀다.
「○○, 들려?」
「에?」
「목소리... 노래?」
신경을 집중시켜 귀를 기울이자
우측 전방의 몇km? 쯤의 수풀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점점 이쪽으로 가까워지고 있어. 민요 같은 노래를 부르면서.
뭐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는데 기분 나쁘고 높은 목소리.
공포심으로 머리가 어떻게 돼버릴 것만 같았다.
소리를 듣는 것만으로도 세상의 모든 것이 싫어지고 있어.
「잘 들어! 발 밑만 비추는 거야!!」
숙부가 외쳤고 나는 놈이 나오려는 쪽의 수풀 아랫부분을
회중전등으로 비췄다.
발이 보인다.
털 하나 없이 이상하게 새하얀 것이.
몸 전체를 뒤흔들면서 다가오고 있다.
「아아아악!!」
「힉!!」
놈이 갑자기 납작 엎드리며 발을 비추던 회중전등 위치로
얼굴을 들이댔다. 직시하고 만 것이다.
낮과 똑같은 감정이 용솟음쳤다.
죽고싶어죽고싶어!
죽고싶어죽고싶어!
이딴 얼굴을 볼 바에는 죽는 게 나아!
숙부도 페트병을 내던지며 오열했다.
떨어진 라이트가 놈의 몸을 비췄다.
의미를 알 수 없는 이상한 노래를 부르면서
엎드려 기는 형태로 막 태어난 송아지 같은 움직임으로 다가오고 있어.
오른손에는 녹슨 낫.
그냥 혀라도 물고 죽을까,
그렇게 생각한 순간
띠리리리─
숙부의 전화가 울렸다.
오열하던 숙부는 왜인지 멍하니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서, 봤다.
대체 이 상황에 뭘 하는 거야...
이제 곧 죽을 텐데...
어슴푸레한 어둠 속에서
망연히 숙부를 바라보는 나.
아직 휴대폰은 울리고 있었다. 띠리리─
숙부는 휴대폰을 바라보기만 한 채.
놈이 내 쪽으로 왔다.
공포로 실금까지 한 상황.
곧 죽는다.
바로 그때, 숙부가 무시무시한 포효를 내지르며
지면에 떨어진 회중전등을 집어 들고
재빠르게 내쪽을 비추며 페트병을 손에 들었다.
「이쪽을 보지 마!! 놈의 얼굴을 비출 테니 눈을 감아!!」
나는 정신없이 지면을 구르며 선글라스도 흘러내린 채
머리를 감싸 쥐고 눈을 질끈 감았다.
─ 다음편으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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