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괴담] 야마노케(텐소우메츠)
번역: NENA(네나)
167 1/3 2007/02/05(月) 22:47:31 ID:uuWi3n130
일주일 전 이야기.
딸을 데리고 드라이브를 나갔어.
늘 다니던 산길을 돌아 중간에 드라이브인으로 밥 먹고.
그러다 괜히 딸을 겁 주고 싶어져서 포장되지 않은 옆길로 들어갔지.
딸이 제지했지만 반대로 그게 재밌어서 점점 더 들어가게 됐어.
그러다가 갑자기 엔진이 멈춰버린 거야.
산 속이라 핸드폰도 안 터지고 차에 대한 지식도 별로 없어서
딸과 둘이서 쩔쩔매다가 밥먹었던 드라이브인도
여기서 걸어가면 몇 시간이 걸릴지도 알 수 없고 해서
어쩔 수 없이 차 안에서 하룻밤 보내기로 하고
다음날 아침에 걸어서 드라이브인까지 가기로 했어.
그렇게 차 안에서 추위를 견디다보니 어느새 밤.
밤의 산이란 정말 아무런 소리가 없더라.
이따금씩 바람이 불어 나무가 술렁이는 정도.
그러다 점점 시간이 지나 딸은 조수석에서 잠이 들고
나도 자볼까하며 눈을 감았는데,
갑자기 뭔가
소리가 들려왔어.
지금 생각해도 기분 나쁜,
목소리인지 소리인지 알 수 없는 것이
「텐(켄?)... 소우.... 메츠...」
그렇게 몇 번이나 되풀이했어.
처음엔 들었다고 생각하며 눈을 감은 채로 있었는데,
소리가 점점 다가오는 느낌이 들자
견딜 수가 없어서 눈을 뜨게 됐거든.
168 2/3 2007/02/05(月) 22:48:10 ID:uuWi3n130
그랬더니 하얗고 밋밋한 무언가가 그야말로
미친듯한 움직임으로 차로 다가오는 게 보이는 거야.
생긴 건 꼭 '울트라 맨'의 쟈미라 같았고,
머리 없이 다리는 하나처럼 보였는데
그런 놈이 묘사를 하자면
'한 발로 콩콩대며 양손을 미친 듯이 휘둘러 몸체 전체를 흔들면서'
다가오고 있었어.
진짜 너무 무서워서 바로 비명이 나올 것 같았는데,
그때 왜인지 '옆에서 자고 있는 딸이 깨지 않도록'
해야 된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어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도망치지도 못한 채 그렇게 있었어.
그놈이 점점 차로 다가왔는데,
다행히도 차 옆가를 그냥 지나가는 거였나 봐.
지나가면서도
「텐... 소우... 메츠...」
라는 소리가 계속 들려왔어.
소리가 멀어지고 뒤를 돌아보니 놈의 모습이 보이지 않아
안심하고 딸이 있는 쪽을 향했더니
그 자식이 조수석 창문 밖에 있는 거야.
살짝 다가가 보니 머리가 없는 게 아니라 가슴 부근에 얼굴이 붙어 있었어.
두 번 다시 보고 싶지 않은 징그러운 얼굴로
근육을 비틀며 히죽히죽 웃고 있었어.
나는 공포를 넘어 딸에게 접근했다는 분노가 치솟아
「이 새끼가!!」
라며 크게 소리를 쳤지.
그리고 소리친 바로 그 순간,
놈이 사라지고 딸이 벌떡 일어났어.
내 노성에 놀라 깼구나 싶어서
딸에게 사과하려고 했는데
딸이,
「들어왔다들어왔다들어왔다들어왔다들어왔다들어왔다
들어왔다들어왔다들어왔다들어왔다들어왔다들어왔다」
라는 말을 혼잣말처럼
미친 듯이 중얼중얼 대고 있는 거야.
169 3/3 2007/02/05(月) 22:48:49 ID:uuWi3n130
직감적으로 위험을 느끼고 어떻게든
그 장소를 빠져나가려고 별 기대 없이 시동을 걸었는데,
의외로 시동이 걸렸어.
서둘러서 왔던 길을 되돌아갔지.
딸은 옆에서 계속 중얼대고 있었고.
빨리 사람이 있는 곳으로 나가고 싶었기에
차를 날리듯이 몰았고, 겨우겨우 거리의 불빛이 보이기 시작해서
살짝 안심하던 찰나
딸의 중얼거림이
'들어왔다들어왔다' 에서
「텐... 소우... 메츠...」
로 바뀐 것을 깨달았어.
얼굴도 딸의 얼굴이 아닌 것처럼 보이기 시작했지.
이런 상태로는 집으로 돌아갈 수 없을 것 같아서
눈에 보이는 근처 절로 무작정 들어갔어.
한밤중이었지만 절 옆에 주지들이 살고 있는 곳(?)은
아직 밝았기에 딸을 거의 질질 끌다시피 하며 벨을 눌렀고,
그곳에서 주지로 보이는 사람이 나왔는데 딸을 보자마자 나를 향해
「무슨 짓을 한 거냐!」
라며 다짜고짜 소리를 치는 거야.
나는 산에 들어가 이상한 놈을 보게 된 경위를 설명했고
그는 유감스러운 얼굴로 위안밖에 되지 않을 거란 말과 함께
경을 외우면서 딸의 어깨와 등을 세게 두드렸어.
주지가 묵고 가라는 말에 딸이 걱정됐기에 하룻밤 신세를 지기로 했지.
딸은 「야마노케(ヤマノケ)」 (주지가 그렇게 부름)에 홀렸다는 듯,
49일이 지나도 저 상태가 계속되면
평생 저대로 제정신으로 돌아오지 못한대.
주지는 그렇게 되지 않도록 딸을 맡아 어떻게든
야마노케를 쫓아내기 위한 노력을 해보겠다고 했어.
아내에겐 나와 주지가 함께 전화를 했고
반신반의했지만 어떻게든 믿는 것 같았어.
주지의 말로는 이대로 집으로 돌아가면 아내한테도 야마노케가 붙게 된대.
야마노케는 여자에게 씌이는 것이라 완전히 빼내기 전까지는
아내도 딸을 만나선 안된다고.
그리고 일주일이 지난 지금, 딸은 아직 주지에게 맡겨져 있는 상태야.
매일 상황을 보러 가고 있는데, 이젠 더 이상 딸이 아닌 것처럼 보여.
근육을 억지로 비틀며 히죽이면서 뭐라 할 수 없는 눈빛으로 나를 바라봐.
하루 빨리 본래 딸로 되돌아왔으면 좋겠어.
당신들,
절대 반 장난으로 산에 들어가지 마.
172 本当にあった怖い名無し sage 2007/02/05(月) 22:59:10 ID:sN6iWxmE0
>>169
대강의 위치가 어디쯤임?
175 167 2007/02/05(月) 23:07:37 ID:uuWi3n130
>>172
미야기와 야마가타의 경계.
>>174
나도 인터넷으로 그 한자를 찾아봤는데
'야마노카이(ヤマノカイ)' 라고 읽는 것밖에 안 나와.
아마 의미적으로 같은 거겠지.
190 : 2007/02/06(火) 01:27:22 ID:LtW/CGn10
>>188
지금 돌봐주고 있는 주지가 영적으로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없어서 그것도 고민 중이긴 해.
본가의 부모님이 이것저것 알아봐주고 있는 중이야.
현재로선 믿을 수 있는 건 주지뿐.
>>189
아니, 지금은 실황할 여유도 없어. 이걸 마지막으로 할게.
그때 내가 왜 길을 틀었는지 지금은 정말 후회뿐이야.
그 당시의 정신상태가 이미 야마노케에게 조종당하고 있었을지도 몰라.
아 정말 말도 안 되는 생각이지만.
어쨌든 반 장난으로 산에는 진짜로 들어가지 마.
애인, 부인, 딸이 있다면 더더욱.
정말로 이것만은 꼭 말해두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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