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도라_시리즈
[장편괴담] 금후(禁后), 판도라 4 (끝)
[장편괴담] 금후(禁后), 판도라 4 (끝)
2019.11.19번역: NENA(네나) 그 빈 집엔 1층에는 야치요의 경대가, 2층에는 타카코의 경대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야치요의 경대는 첫 번째 서랍에 손톱, 두 번째는 이빨이, 숨겨진 이름을 적은 종이와 함께 들어있죠. 타카코의 경대엔 1,2층 서랍 모두 숨긴 이름을 적은 종이뿐이고요. 야치요가 「자후(紫逅)」, 타카코가 「금후(禁后)」 입니다. 그리고 문제의 세번째 서랍 말인데, 안에 들어있던 것은 손목이라고 합니다. 야치요의 경대에는 야치요의 오른손과 타카코의 왼손, 타카코의 경대에는 타카코의 오른손과 야치요의 왼손이 손가락을 서로 얽어 맞잡은 상태로 들어있다고 해요. 물론 지금 현재는 어떤 상태로 있는지 알 수 없지만, D코와 E군은 그것을 봐버렸고 이상현상을 보이게 된 것이죠. 엄밀히 말하면 숨긴이름과 함께..
[장편괴담] 금후(禁后), 판도라 3
[장편괴담] 금후(禁后), 판도라 3
2019.11.08번역: NENA(네나) 대대로 어머니가 딸에게 세 가지의 의식을 계승하는 집안(家系)에 얽힌 이야기. 먼저 그 집안에 대해 설명하겠습니다. 그 집안에서 딸은 어머니의 '소유물'이 되며, 딸을 '재료'로 쓰는 어느 의식이 행해지고 있습니다. 어머니는 두 명 또는 세 명의 여자아이를 낳아 그 중에서 한 명을 '재료'로 선택합니다. (아들이 태어날 가능성도 분명 존재하지만 그 경우엔 어떻게 처리하는지 모르겠어요) 선택된 딸에겐 두 개의 이름을 지어 하나는 어머니만 아는 진짜 이름으로서 평생동안 숨깁니다. 만약 타인이 알아낼 때를 고려해 본래 그 한자가 가진 것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읽기 때문에 그 글자를 알아냈다 해도 진짜 이름은 반드시 어머니만이 알 수 있지요. 어머니와 딸 단 둘만 있는 상황이더라도 결코..
[장편괴담] 금후(禁后), 판도라 2
[장편괴담] 금후(禁后), 판도라 2
2019.11.07번역: NENA(네나) 그 방의 정 중앙에는 밑에 있던 것과 완전히 똑같은 것이 있었습니다. 경대와 그 바로 앞에 세워진 봉, 그리고 거기에 걸려 있는 긴 뒷머리. 차원을 넘어서는 공포에 휩싸여 모두들 그 자리에 멍하니 굳은 채로 움직이지 못했습니다. 「언니, 이게 뭐야?」 불시에 D여동생은 질문을 던졌고, 다음 순간 말도 안 되는 행동을 취했습니다. 그녀가 경대쪽으로 다가가 서랍 3개 중 가장 맨 위의 것을 꺼내 연 것이에요. 「이게 뭐야?」 D여동생이 서랍을 열어 우리들에게 보여준 것... 그것은 붓 같은 것으로 휘갈겨 쓴 것처럼 보이는 「금후(禁后)」 라고 적힌 종이었습니다. 의미를 알 수 없이 그저 D의 여동생을 바라보는 것 밖에 할 수 없었던 우리들. 그때 왜 바로 움직이지 못했는지 지금도 모르..
[장편괴담] 금후(禁后), 판도라 1
[장편괴담] 금후(禁后), 판도라 1
2019.11.06번역: NENA(네나) 이것은 제 고향에서 전해져 내려오는 『금후(禁后)』 라는 것에 얽힌 이야기입니다. 어떻게 읽는지는 마지막까지 알 수 없었지만 우리들 사이에서 『판도라』 라고 불렀어요. 제가 태어난 동네는 조용하고 한적한 시골마을이었습니다. 눈에 띄는 놀이터 하나 없이 적적한 곳이었는데 딱 하나, 눈길을 끌만한 것이 존재했습니다. 마을 밖, 논바닥이 끝없이 이어진 길에 덩그러니 세워져 있던 어느 빈 집 하나가 그것이에요. 오랫동안 아무도 살지 않은 듯 매우 낡았던 그 집은 케케묵은 이 시골 구석 안에서도 유달리 세월의 흔적을 뽐내던 집이었습니다. 그것뿐이었다면 단순한 오래된 빈집... 정도에서 끝났을테지만 그것이 눈길을 끄는 이유는 따로 있었습니다. 하나는 부모님을 포함한 마을 어른들의 과잉반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