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담모음] 기묘한 도시전설, 쿠네쿠네 2 (끝)
번역: NENA(네나)
■ 4화
초등학교때 사회견학으로 어디의 채석장에 갔었는데,
견학 중에 갑자기 같은 반이었던 녀석 하나가
『히히히히히........』
하면서 작게 웃음 소리같은 우는 듯한 소리를 내더니
그 후로 거품을 물면서 쓰러진거야.
원래 몸이 약한 녀석이어서 또 발작인가 정도로 넘겼는데,
뭐 거기다 그녀석 금방 눈을 뜨기도 해서 구급차까지는 부르지 않았어.
대신 휴식을 취하라고 버스에서 쉬기로 했거든.
(그 선생의 판단이 옳은지 어쩐지는 일단 놔두고ㅋ)
당시 반장이었던 나도 대기하라고 해서, 근데 아픈 사람 상대라 딱히 할 말도 없잖아.
그냥 무심결에 「너 또 발작 일어난 거야?」 라고 물어봤거든. 그랬더니,
「비슷한 거지만 좀 다르려나.
아까 있잖아, 이상한 사람 같은걸 봐서...
하얀 사람.... 춤춰서..... 히히히......」
「히히히」 라는 소리가 어린애 치고는 좀 위험한 느낌이었는데
쨌든 뭔가 당시에 심령붐으로 그런 쪽 얘기에 흥미가 많아서,
「그런게 있었나? 작업원 같은 거 아니었어? 어떤 놈이었는데?」 라고 캐물으니까
그 자식이, 갑자기 매섭게 노려보는 듯한 표정으로 정색하면서
「모르는 편이 좋은 것도 있는 법이야.... 히히, 한번 봐버리면, 몇 번이든 와......」
「히... 그건.... 히히히..... M군(내이름)은 관계없어.... 히히히히히.....」
거기서 또 거품물며 기절.
말할 것도 없이 그 이후 학교에 도착하고 교장실 행이었어....
교장왈, 아픈애한테 무슨 짓을 했어!! 라던(ㅋ
뭐, 뭔짓을 했다면 아마 그 자식이 말한
그 하얀 놈이 범인이지 않을까....
■ 5화
제가 사는 곳은 베트다운이라 불리는 인구밀집지대인데요,
아침 일찍 마라톤을 하고 있는 사람을 자주 볼 수 있어요.
2층 베란다에서 그 달리는 모습을 커피를 마시며 바라보고 있으면
하루가 시작된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매일 아침 거의 같은 얼굴들이었기에
며칠지내다보니 저절로 면면이 익숙해졌는데,
무서운 체험은 그 정해진 시간에 마라톤을 하고 있는
한 명의 남성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처음, 정해진 시간에 달리는 그를 보고
「매일 아침 대단하네.」 하며 감탄했는데요.
몇번쯤 그를 보는 사이...
저는 그 남성의 이상한 부분을 깨닫고 말았습니다.
땀을 흘리지 않는다.
호흡을 하지 않는다.
발소리가 없다.
이 3가지였어요.
베란다에서 거리가 좀 떨어져 있었기에 처음엔 착각인가 싶기도 했지만,
다른 사람과 비교하는 것이 가능했기에 그 이상한 부분들이 점차 확실해졌습니다.
혹시 유령인가 하는 생각도 했지만,
겉보기로는 마라톤을 하고 있는 짧은 스포츠 머리의 건강해보이는 청년이어서
공포보다는 신기한 느낌이었어요.
필시 그는 뛰는 법을 깊게 연구해서 저렇게 된 걸거야라고도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날이 갈수록 신경쓰여서, 가까이가서 확인해봐야겠다 싶었죠.
그가 달리는 정해진 시간을 가늠해서
쓰레기를 버리는 척하며 잠복하기로 한 거에요.
역시나 정각이 되자, 그가 건너편에서 달려오는 것이 보였습니다.
상당히 두근두근했어요. 한편으론 내 착각일거라는 낙관적인 부분도 있었습니다.
점점 거리가 좁혀들었을 때, 그의 양 손목이 반짝반짝 빛나고 있는 걸 봤어요.
어라 뭐지?
처음에 그렇게 생각했지만,
그것보다도 궁금했던 3가지가 있었기에 금방 신경쓰지 않았습니다.
눈을 마주치고 싶지 않았던 저는, 30m정도에서 그가 근처까지 왔을때
쓰레기분리소를 정리하는 척하며 등을 돌렸습니다.
소리만으로도 어느정도 확인할 수 있을거라 생각했기 때문이에요.
거기다 역시 좀 무섭기도 했고...
그런데... 딱 지나치겠다 생각한 타이밍에 아무런 기색도 소리도 나지 않아서
솔직히 패닉 상태에 빠졌습니다. 식은땀이 나고 무릎이 떨려왔어요.
그가 지나간 이후에도 등 뒤를 볼 용기가 나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얼마간 그곳에서 시간이 지났고, 마음을 가라앉히고 천천히 주변을 돌아봤습니다.
그는 이미 달려나간 후였고 아무도 없었어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정리가 되지 않았고, 한동안 그곳에서 그저 멍하니 있었습니다.
집으로 돌아가려고 할 때, 아까 그와 같은 방향에서 뛰어오는 아저씨가 있었어요.
이마에서 땀이 빛났고 가슴을 위아래로 격하게 호흡하며
힘들게 뛰어오고 있는 모습을 보자 조금 안심이 됐습니다.
옆을 지나칠 때 저는 가볍게 목인사를 했어요.
인사를 하며 고개를 내린 순간,
그 아저씨의 양 발목에 반짝반짝한 투명한 실이 감겨있는 것이 보였습니다.
갑자기 그 청년의 손목에서 봤던 반짝반짝 빛나던 것이 떠오르면서 소름이 돋아,
반사적으로 달려간 아저씨를 보기 위해 뒤를 돌았습니다.
목, 양손목에도 똑같은 투명한 실이 보였어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공포스러운 것은...
그 아저씨가 달리는 방향 쪽, 먼 골목 끝에서
몸을 기묘하게 구불구불 움직이며 그 실을 끌어당기는 몸짓을 하는
"그"의 모습이 보인 겁니다.
그 이후, 그 청년도 아저씨도 어떻게 됐는지 알 수 없어요.
이제 아침에는 커텐을 열지 않는 생활을 이어가고 있으니까요..
■ 6화
아마도 쿠네쿠네라고 생각되는 체험담인데요.
이쪽에서 자주 나오는 아키타의 노시로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제가 초등학생이었을 무렵이니, 대강 25년 정도 옛날이야기겠군요.
여름방학, 친척 일가가 우리집으로 놀러왔습니다.
같이 나물을 뽑으러 가자고해서 나와 친척, 그의 모친 이렇게 셋이서 외출했지요.
그쪽 늪지대가 3헥타르 정도 됐기에
나랑 친척애, 모친으로 나눠서 서로 다른 두 곳으로 갔는데,
갑자기 모친이 비명을 지르며 늪에 빠졌습니다.
비명소리가 너무도 해괴했기에
저는 곧바로 집에 도움을 구하러 다녀왔지만,
할아버지가 늪으로 갔을 때 그 모친은
이루 말할 수 없는 소리만을 내며 늪 안에 주저앉아 있었고,
모친 근처로 향하던 아이는 아무 것도 없는 공간을 바라보며
멍하니 굳어있었습니다.
두 사람을 끌것(등나무로 만든 커다란 유모차처럼 생긴 것)에 태워 집으로 돌아갈때까지
할아버지가 계속 울던 것이 생각납니다.
그 후, 친척의 부친이 두 사람을 데리고 곧바로 돌아가버렸죠.
할아버지에게 어째서냐고 묻자,
「봐서는 안되는 것을 보고 말았단다.」
...와 같은 말 밖에 해주지 않았습니다.
그 친척 일가 말인데,
우리 집안에서는 더는 입에 오르지 않는 금기와 같은 것이 되어버려서
현재의 상태는 잘 모르겠지만...
그 집의 조부가 죽었을 때에도 장례에 부름받지 못했기에
그 사건이 무언가의 영향을 가정에 준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입니다.
쿠네쿠네란?
- 하얗다. 혹은 검다.
- 인간이라고 생각할 수 없을 움직임으로 구불구불 움직인다. 혹은 춤춘다.
- 정체를 알지 못한 채로 원거리에서 그것을 본 것만으로는 해가 없다.
- 그것이 무엇인지 이해하면 정신에 이상이 생긴다.
- 그것을 이해하는 과정은 극히 단시간에 이루어진다.
- 여름, 물가에서 주로 목격된다.
- 상상 이상의 생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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